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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비슷한 시기에 다 읽게 됐음. 그래서 2개 묶어서 감상 올리려구 함. 이 두 작품은 국문학/해외고전, 자전적/풍자적, 1인칭 시점/관찰자 시점 등등 정반대에 가까웠는데, 둘을 오가면서 읽는 맛이 있었음.

ㅡ마담 보바리
성질 급한 작가였으면 150p 안에 끝났을 것. 이걸 다 읽고도 왜 500p 씩이나 필요했는지 의문이긴 함.

초반은 정말 지루했으나 중후반은 꿀잼 ㅇㅈ. 보바리가 불륜 시작하는 부분부터 몰입감이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보바리가 신부와 대화하는 부분이 제일 웃겼음. 보바리는 자신은 불쌍한 여자라며 그걸 공감해주기를 바라는데, 신부는 그걸 못 알아듣고 "농민이 불쌍하고... 도시 노동자가 불쌍하며... 또 그들의 부인들이 불쌍하고..." 하는 부분.

그리고 샤를르가 너무 불쌍했다 ㅠㅠ 대통령 한 번만 해봤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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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에또'가 조금 거슬리긴 했다. 한 두어번인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이거 빼고는 그럭저럭 만족함.

그리고 해설에서는 플로베르가 '마담 보바리'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꽤 긴 페이지에 걸쳐 설명한다. 그는 촘촘하게 시나리오를 짠 상태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장장 6년이란 시간을 투자한 끝에 이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음. 그만큼 섬세하고 엄격한 문장이 눈에 띄는 작품임.
탈고도 안 한 채 장황하게 떠드는 도끼 같은 케이스가 너무 특이한거고, 소설을 쓸 때는 역시 플로베르의 글쓰기를 본받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카라마조프가 마담보바리보다 재밌는건 어쩔 수 없는 팩트다.


ㅡ젊은 날의 초상
청춘을 얘기하는 자전적 작품들은 대체로 작위적이다. 자기 인생에서 멋있어 보이는 부분만을 죽죽 언급하고, 마지막에 성찰하는 모습을 조금 보여주며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를 갖춘 것처럼 군다. 이 작품은 그런 소설의 전형이었다. 그럼에도 문장 하나하나가 재밌고 신선해서,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으로써 질투가 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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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폐병 걸린 환자 앞에서 잘난듯이 철학 얘기를 떠드는데, 하필이면 그 놈이 고인물이어서 개무시 당하는 장면. 콜록 거리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부분이 얄밉다.

후반부에 주인공은 대학도 때려치고 깨달음을 얻으러 대진까지 무전여행을 한다. 나도 예전에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작정 전라도까지 내려가서 스님을 만나뵌 적이 있던 터라 약간의 동질감을 느꼈다.


그동안 미뤘던 일들을 끝낼 겸 해서, 나흘 간 스마트폰 없이 살았음. 그 틈틈이 독서를 했는데, 확실히 폰이 없으니까 더 잘 읽히더라. 여유도 생기고 집중도 더 잘 되고... 특히 마담 보바리는 여유 있게 읽어야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음 ㅇㅇ.

뭐 독갤에선 재밌는 떡밥 돈 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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