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아름다운 글들.
정확히는 조이스에 대한 평가를 수정하게 된 계기가 된 책입니다.
보통 조이스의 평가로 따라오는 수식어는 '어려움', '이해불가능', '병신새끼', '그 사조', '괴작가' 정도가 될 겁니다.
"바바번개개가라노가미나리리우우뢰콘브천천둥둥너론투뇌뇌천오바야호나나운!!"
이런 것처럼 도저히 제정신으로 썼다고 볼 수 없는 글귀들을 여럿 짜내었고, 마침표나 문장부호 또한 해괴하게 사용해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디서 맺고 끊음이 이어지는지도 헷갈립니다.
그런데 정말 의외로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이 피네간의 경아를 제외한 책들은 모두 읽어볼만한 글귀가 있다는 겁니다.
필자는 산문보다는 특히 시를 추천합니다. 오히려 이쪽이 더 간결하고 쉬우며, 작가가 사용하고자 하는 단어를 정갈하게 꾸민 느낌이 듭니다.
사실 시간을 들여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글자를 입으로 옮겨 소리내어 읽으면 운율감이 느껴지고 라임을 맞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번역으로 이런 특징을 전부 살리지 못했다는 것을 염두하더라도!)
대략 책을 1/3정도 읽었는데. 그냥 읽기 어려운 글이지 읽지 못하는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책의 제목처럼 제임스 조이스는 '아름다운 글들'을 썼습니다. 이해못할 글은 아닙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조이스에 대한 평가중에서 '병신새끼'는 남겨두더라도 '괴작가'는 빼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그 조류"가 생각났습니다.
오히려 괴작가는 이런 종류의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호한 시공간 묘사와 갑작스럽게 뒤바뀌는 등장인물의 심리나 해결책 없는 답답함. 독자 입장에선 혼란스럽기 그지 없는 불친절한 전개...
조이스의 산문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카프카 같지 않았다면 오히려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엄~~~청 긴 시를 음미한다고 마음의 여유를 두고 읽는다면 나름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책의 편역자 또한 '조이스는 애당초 시인이 되려고 했으며, 그는 시종일관 시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소설들은 엄격히 말해서 거의 모두가 시라 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산문과 시의 장르를 구별하기 가장 힘든 작가들 중 하나가 바로 조이스이다' 라는 말로 조이스의 집필 스타일을 언급했습니다.
나아가 필자는 조이스의 시를 추천합니다. 진입하기 쉽고 작가가 고른 단어를 유려하게 꿰어내는 것이 썩 괜찮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신 분들도 시를 읽기를 권합니다. 조이스의 시와 소설이 생각보다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기에 아마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 만조 ]
부푼 만조 위의 황금빛 갈색
얽힌 바위 덩굴이 솟으며 흔들거린다.
거대한 날개들이 번쩍이는 물결 위로
음산한 낮을 조용히 가린다.
황량한 파도가 무자비하게
잡초와 말갈기를 흔들며 위로 들어올리니,
거기 생각에 잠긴 듯, 낮이 바다 위로 내리 응시한다,
침울한 경멸로서.
위로 솟으며 흔들어요, 오 황금빛 덩굴이여,
너의 타래진 과일들을, 사랑으로 충만된 만조까지,
번쩍이고 거대한,그리고 무자비한
너의 불확실 마냥.
트리에스테, 1915.
저 아름다운 글은 영어 텍스트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