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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독서실로 알바 나가면서 읽기 시작해서 5시에 돌아오면서 완독했습니다. 이 책의 반도 안 되는 다른 책은 읽고, 곱씹고, 이해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는데, 이정도 크기에 300페이지짜리 책을 하루에 읽을 줄은 몰랐네요. 역시 가독성 끝판왕, 이지성 작가님의 책 답습니다. 이 시대의 유일한 지성인, 이지성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이렇게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독서실에서 머리 속으로 구상했던 글 집에 와서 바로 써봤습니다. 제가 생각한 특징들을 나름 흉내는 내봤는데, 작가님의 발 끝에라도 미칠지.. 재미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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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쓰리, 수능을 망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이 석유를 찾는다고 하자. 당신은 중동의 한 지역과 우리나라의 지역 중 한 곳을 택해서 파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우리나라에서 석유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동 지역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우리 중 대다수는 석유를 찾기 위해 우리나라 땅을 파보는 짓을 하고 있다. 심지어 대다수는 자신이 어디를 파고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무의미한 삽질을 계속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은 어디를 파겠는가?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디를 파고 있는가?


서울대생들이 지문분석에 열광한 이유

대학생이던 시절, 나는 한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로 조교를 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독서실과 달리 관리형 독서실로 불리던 그곳에선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고, 때로는 공부나 진로에 관련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나 역시 고등학교 3학년 간의 힘들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학생들을 응원해주고 내가 아는 한 성심성의껏 답해주었다.

언제나 그렇듯 학생들의 질문을 받던 어느 날, 나는 순간 섬뜩한 느낌에 휩싸였다. 학생들의 공부 관련 고민에서 무언가 공통된 맥락이 있다는 듯한 의구심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전부터 은연 중에 느껴왔던 불길함을 드디어 마주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느낌은 '국어' 과목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이 느낌이 정확히 무엇인지 실체를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 실체를 알기 위해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썼다는 공부법에 관한 책들은 거의 모조리 읽었다. 그 외에도 인지심리학 교수가 쓴 올바른 공부법, 유튜브에 소개된 의대생의 공부법 등 공부법과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는 다 수집한 것 같다. 그 결과 놀랍게도 나는 국어 공부 질문을 받으면서 느꼈던 그 불길함의 실체를 알 수 있었다. 또 그동안 나를 가르쳤던 과외 선생님과 내가 독서실을 다닐 때 조언을 받았던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님이 내게 알려준 국어 공부법, 그리고 조사를 통해 얻은 이상적인 공부법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사실도 깨달으면서 재차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석유를 파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삽질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받아들여야 할 자명한 현실이다. 수많은 자료조사와 긴 시간의 사색 끝에 불길함의 실체를 찾은 나는, 내가 찾은 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독서실의 학생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사이를 지나다니며 공부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독서실 내에서 공부를 잘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았던 학생의 공부하는 모습을 비교, 분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찾은 진실에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던 나는 관찰을 통해 그런 의혹을 완전히 걷어냈다. 지금부터 우리 중 대부분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으며, 진짜 이상적인 공부법은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하나하나 알려주고자 한다!


내 공부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두 분의 과외 선생님과 앞서 언급한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교님을 만나기 전 나는 공부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다.

"열심히 하면 안 될 게 어디 있겠어! 매일 국어 모의고사를 한 회씩 풀고 채점한 뒤 오답을 열심히 한다면 1등급은 충분히 받을 거야!"

나는 수험 생활 때 수능 국어를 손바닥 안에 두고 놀았다는 첫번째 과외 선생님은 국어를 하루에 얼마나 풀었을지 궁금했다. 분명 국어 선생님이었다면 하루에 국어 모의고사 오답까지 마치고도 한 회를 더 풀었으리라 생각했다. 마음 속에 은근한 기대를 안고 나는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답변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매일 모의고사를 하나씩 푼다고? 그건 재수생도 그렇게 안 해! 지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앞으로는 네가 할 수 있을 만큼 지문을 분석해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루에 모의고사 한 회도 안 풀고 실력이 오른단 말인가? 하지만 말을 잘 들었던 나는 그 말에 순순히 따랐고, 이전 공부법과는 다른 묘미가 느껴졌다. 뭐랄까, 넓고 얕기보다는 좁고 깊은 우물을 파는 느낌이랄까? 같은 지문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자니 이전에 공부했을 때는 몰랐던 지문 안의 숨겨진 사실들이 드러나는 듯 했다.

그 뒤로 모종의 이유로 나의 첫번째 과외 선생님과는 작별을 고했다. 그 뒤로 나는 그 선생님이 알려준 방식을 애써 되살리며 공부했다. 고3이 되던 해 나는 앞서 언급했던 그 독서실에 수험생으로서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난 분이 바로 서울대학교 조교님이다.

관리형 독서실에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명문대 출신의 조교들이 써놓은 공부법 가이드들이 벽에 붙어있었다. 그곳에서 국어공부법에 관한 글을 읽고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배웠던 방법과 너무나 비슷했던 게 아닌가? 같은 수능 학원에서 공부한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바로 그 글을 쓴 서울대학교 조교님께 그 공부법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조교님 말씀에 따르면 그 공부법대로 3개월만 꾸준히 하면 '반드시' 실력이 오른다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대학교에 가기 위해선 수능에서 5개 이상 틀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서울대학교는 바로 밑에서 서울대학교를 맹렬히 추격 중인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와도 차별화되게끔 '제2외국어' 시험 응시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상당히 문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되는 정치외교학과를 당당하게 입학한 사람이 바로 당시의 조교님이었다. 이런 조교님이 지문분석을 하며 하루 세 지문씩만 공부하면 3개월 안에 실력이 오른다고 장담하였다.

"뭐라고? 하루 세 지문이라고? 서울대학교를 간 사람이 국어를 하루 세 지문밖에 안 봤다고?"

이렇게 말하면서 두 귀를 의심했을 사람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말하겠다. 그렇다. 하루 세 지문이다. 그 외의 다른 조교님들과 과외선생님 한 분도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중략)


여러 서울대학생들과 내가 보고 들은 공부법 조언들을 토대로 매우 길고 심각한 사색을 한 결과, 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1. 국어 실력을 결정하는 것은 양보다 질이다.


2. 암기를 하려면 백지복습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3. 자신의 진로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떠올려라.


위 세 가지를 실천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진로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려보면서 나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면, 공부해야 할 이유가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공부하고픈 욕망마저 차오를 것이다. 서울대학생들이 일주일에 90시간을 공부했던 것도 그런 원동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에 90시간, 하루 13시간 이상을 공부한다는 게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슬픈 현실이지만 여러분이 했던 공부법은 전부 애꿎은 땅을 파는 삽질이었고, 헛수고였다. 누군가는 이런 말에 기분이 나쁠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작가고, 진실을 전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결코 독자들을 기분 나쁘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나의 이런 쓴소리가 모두 충심에서 비롯됐음을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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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감상평은 '윗 글을 읽었을 때와 같은 심정이었다'라고 하겠습니다. 쓰다 보니 현타와서 못 쓰겠네요..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