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에 떠올렸던 주제인데,


과연 플로베르가 마담 보바리를 쓸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혼자 곰곰이 생각해봤음.


난 글 쓸 당시 불순한 의도도 조금이나마 있지 않았나 싶음.



1. 남자 캐릭터들이 '돌아가며' 관음적인 시선으로 엠마를 집착적으로 묘사하는 장면. (이 '돌아가며'라는 파트가 아주 중요함.)


엠마에 대한 묘사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slither' 라는 동사였음. 마치 뱀이 몸을 바닥에 붙이고 미끄러지듯 스르르 지나가는 것을 묘사하는 영어 동사인데


여자의 의복을 묘사하면서 그런 동사를 쓸 수 있을 거라는 미처 생각 못했음.


게다가 남자 캐릭터의 취향에 따라 묘사가 바뀜. 뭔가 여주를 사물마냥 '묘사'되고 '관찰'하는 부분이 굉장히 야하다고 생각했음.



2. 기요맹


어리고 예쁘지만 빚도 많고 절박한 상황에 처한 엠마.


평소라면 거들떠도 안 보았을 기요맹이라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하지만


결국 그 남자에게 '우습게' 보이고 말아 접근을 허용할 뻔함.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탄하면 굴욕감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눈물마저 보이는 엠마...


그리고 운명과 환경에 대한 수동성을 강조하며 엠마를 그런 처지에 처하게 만든 작가.


대체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며 썼을까 의심되는 부분임.



3. 비소 먹은 엠마


엠마를 비소를 먹고 빠르고 고통 없는 죽음을 원하지만


실제로 엠마를 찾아온 것은 길고 격통에 시달리는 죽음임.


심한 고통에 당황하며 오랜 시간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어리고 예쁜 여자...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며 썼는지 조금 의심되는 부분임.



4. 루돌프와 레옹


엠마는 루돌프에게는 가지고 놀아지고,


레옹에게도 후반에는 좀 이용당하는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함.


은근히 엠마의 수동성이 강조되는데,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며 썼을지 궁금.



5. 묘하게 천진난만한 엠마


엠마가 실제로 젊긴 하지만,


묘하게 아직 엠마가 어리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천진난만함과 아이같음이 소설 전반에 강조됨.


플로베르 개인의 판타지가 아닌가 의심됨.



평론가들은 마담 보바리를 리얼리즘 소설로 분류하며 플로베르의 사실성을 찬미하지만,


사실 아무리 봐도 마담 보바리는 좀 가학적인 측면이 과장된 소설이 아닌가 의심됨.


엠마가 내내 당하기만 하는 느낌임. 마치 일본 서브컬쳐의 '료나물'을 연상케 함 (물론 난 이걸 들어보기만 함). 


따라서 작가의 성적 판타지도 없지 않아 투영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함.


아마 외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을 때 작가가 속으로는 좀 뜨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