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된지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맞춤법은 편집자를 거치지 않고서는 자신이 없다


편집자가 내 옆에 있어서 떡도 치고 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니 맞춤법은 자유롭게 놔둬보자



사실 나도 편집자 측에서 "작가님 사인회 한번 하셔야지요?" 하는 때가 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망상이었고 대뜸 어렵게 가진 편집자와의 자리에서 "저기... 사인회는 혹시.. 제 나이대에 많이 하나요?" 하고 조심스레 물어봤다. 

편집자는 그래도 배운 미소로 아마 독자들의 인기를 좀 더 얻고 출판사 측에서도 그럴만하다고 생각하면 열어준다고 대답해주었다. 조금 쪽팔렸지만 그래도 편집자 앞에서 대범한 척 했다. 내가 굳이 사인회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아니 굳이 말한다면 하고 싶은 편이다. 어중이 떠중이같은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나 정도면 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곧 죽을거 같은 교류회 틀딱들 앞에서는 하지 못할 말이지만. 


아무튼 저번에 사인회랍시고 가본 적이 있었다. 아는 작가의 사인회였는데, 끝나고 술이라도 먹으러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작가들이 독자를 좋아하진 않을거라 생각하는데, 그 작가도 마침 그런 부류였다. 우리 둘은 배운 미소를 지으며 사인회에서 쏟아진 질문들을 씹어댔다. 그리고 고마워했다. 자기의 병신같은 글을 읽어줘서 그래도 고맙다고 했다. 그래, 그렇겠지. 재능도 없는 글을 읽어주느라 독자들이 많이 고생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