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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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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만단검을 읽으면서도 작가가 리미터가 해제됐나 싶었을 정도로 내용전개나 주제면에서 상당히 급진적인 소설이라 생각했었는데

3권 호박색 망원경은 작가의 막 나가는 상상력이 절정에 달하는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라 볼 수 있음.

제대로된 비교일지는 모르겠지만, 톨킨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기존에 정말 있었을법한 전설이나 신화같은 이야기었다면,

필립 풀먼의 황금 나침반 시리즈는 기존에 (특히 기독교 문화권에선)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그 대담함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소설의 최종보스격 인물인 만물의 창조자, '절대자'와 그런 절대자의 권능을 앞세워서 전세계를 군림하는 그 심복들(천사)은

종교가 신격화해놓은 것에 비해 그 실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허울뿐인 존재들이며,

그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온 절대적인 신앙에 대한 강요와 여기서 비롯되는 배타적, 지배적 사상은

우리의 주인공, 라라와 윌에 의해 깨트려지게 된다는 것이 마지막권의 주된 내용이다.

기독교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종교가 믿음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던 것(순기능)과 별개로

종교와 종교에 기댄 기득권층은 이를 빌미로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억압하고, 종교를 지배와 억압의 수단으로 남용해왔기 때문에

이를 까려고 작심한 작가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도 가고 공감도 갔다.


이렇게만 적어 놓으니 뭔가 대단히 심오하고 깊은 소설이 아닌가 생각할텐데, 소설 속 내용에서 이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거지 막상 소설 자체는

1, 2권과 마찬가지로 두 어린이가 여러세계를 넘나들며 모험하는 얘기다.

다만 여기에 절대자로 대변되는 종교권력과 자유의지를 소망하는 아스리엘의 연합군간의 전쟁이 끼어들면서

마치 천상계에 대항하는 인간계같은 구도가 펼쳐져서 스케일이 반지의 제왕은 저리가라할 정도로 커졌을 뿐... 그덕에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하이라이트다운 맛이 있다.


호박색 망원경의 이야기는 크게 라라와 윌의 사후세계 여행, 아스리엘 경 연합과 절대자의 대결, 뮬레파의 세계로 떨어진 메리 말론 박사 세가지 줄기로 나눠진다.

라라와 윌, 아스리엘 경의 이야기는 각각 액션과 감정적 울림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훌륭하게 결합되어 마무리 되는 소설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데,

메리 말론 박사의 이야기는 세계관 자체도 이 둘과 동떨어져있는데다 결말마저 조금 용두사미스럽다.

물론 메리 말론 박사 파트도 이후 시리즈의 진정한 결말로 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은 하지만, 그래도 좀 더 밀도있게 줄일 수 있지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

결론적으로 하이라이트와 그 마무리가 매우 인상적이라 이후의 이야기는 살짝 사족같은 맛도 있고 안 그래도 긴 소설을 너무 길게 만들어서 몰입도를 해치는 느낌이다.

그러나 어쨌든 3권은 1, 2권을 읽은 독자라면 떡밥회수가 궁금해서라도 페이지를 멈출 수 없을 것이며,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역할은 매우 충실한 만족스런 마무리를 보여준다.


국내독자들에겐 영화판 포스터와 더불어 대문짝만하게 실린 촌스런 홍보문구 및 폰트 일색인 책표지가 진입장벽이긴 하지만

판타지 소설에 거부감이 없는 독자들에겐 한 번쯤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해리포터보다는 깊이있고, 반지의 제왕보다는 접근성이 좋은 소설이란 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