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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은 중학교 때 사서쌤이 추천해줘서 읽었던 책이었는데,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읽었지만, 터키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던 책이었다. 대학교 때 터키로 배낭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하필 그 해에 IS가 중동에서 난리를 쳐버리는 바람에 부모님이 미쳤냐며 말려서 못 갔지... 시기를 놓쳐서 지금까지 못 가봄 ㅠㅜ
이 책은 터키 역사나 문화를 알면 더 흥미로울거다. 나는 전에 여행간다고 이것저것 찾아본게 많으니까 <내 이름은 빨강>을 읽으면서 속도는 느렸지만, 이스탄불의 거리나 사원들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더 만족스럽게 읽었다. 꼭 읽기 전에 이스탄불 여행 관련 유튜브 아니면 구글링 해보고 보시길! 재미가 2배가 된다.
우선 역사적으로 봤을 때, 오스만 제국은 16세기에 전성기로 잘 나가다가 후반부터 점점 힘이 없어진다. 반면 서양 쪽은 종교개혁 거치고 난 후에 스물스물 강해지고 있는 때다.
<내 이름은 빨강>의 배경은 1591년 오스만 제국. 이스탄불.
1591년의 이스탄불은, 패권국이 오스만 제국에서 서양으로 넘어가는 그 교차시기이며, 서양 문화로 조금씩 문화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때이다.
우리나라로 대강 보자면(연도 말고. 연도로는 임진왜란 일년전이니까) 조선 시대 후기 실학파들이 나타나고 서학을 아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서민 문학이 발달하던 그 때 그 모양새를 떠올리면 될 것같다.
이 책에서는 한창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술탄의 화원에 있는 화가들을 조명한다. 화가들은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이슬람 세밀화를 그려오던 자들이고, 그 중에서 매우 뛰어난 화가로 황새, 올리브, 엘레강스, 나비가 있다. 네 명 모두 다 가명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엘레강스가 우물 속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사실 이 뛰어난 화가 네 명은 술탄의 지시 아래서 이슬람식 세밀화가 아닌, 서양화 기법이 들어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 중 엘레강스가 죽게 되자, 술탄은 한 남자에게 엘레강스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라고 하는데...!!!
대강 이런 내용으로 진행되는 추리 소설 형태로, 복선을 열심히 깔고 이슬람 화법을 보여주는 1권은 좀 지루하지만, 2권은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또 마냥 추리소설로만 끝낼 수 없다고 보는건, 이 책이 던져주는 화두가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는 단순한 전통vs 새것, 보수vs진보 아니냐라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히 보기에는 책 속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과 행동에서 나오는 시각은 다채롭다.
1. 신과 예술.
이 책에서 나오는 인물은 내가 신이 보기에 죄가 되는 예술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고민한다. 그동안 그려왔던 이슬람의 방식이 아니니까 고뇌한다. (마치 기독교인인 내가 가인 파라다이스로스트가 나왔을 때 가인도 좋고 다 좋은데... 뭔가... 양심이 찔려... 하는 느낌이었다.)
2. 집단이 모여 만든 완벽하고 아름다운 예술 vs 나만의 개성이 들어간 것.
누구나 자신이 뛰어났으면 하고 특별했으면 바란다. 이슬람 세밀화는 여러 화가들이 모여서 한 편의 책을 만든다. 반면 서양화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다. 최고의 화가는 되고 싶으나, 이슬람 세밀화에서 자신의 이름이 후대까지 남겨질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또 이슬람 세밀화에서는 개인의 초상화를 실제모습처럼 그려서는 안 된다. 우상숭배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인물은 자신의 모습이 그림으로 남겨지기를 바란다.
3. 늦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선두주자는, 선두주자만의 두려움이 있으나, 두려움 못지 않게 자랑스러움을 가진다. 반면에 선두를 뒤따르는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낀다. 이는 개인으로서는 더 위기감이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위기로 인한 두려움에 절망으로 발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책 내용은 뒷부분에서 나오니 이만 생략!)
너무 오랜만에 읽은 책이라 집중을 잘 못해서 힘들었지만, 인물들이 도덕보다 욕망에 끌려 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릴 때는 무슨 책이든 그냥 정신없이 읽었는데, 지금은 천천히 읽다보니 더 깊이 고민해보는 것 같아요.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진 게 그렇게 나쁘진 않균요 ㅎ
역사 좋아하고 터키에 관심 있으면 터키 무조건 가라. 난 한 달 있다왔는데도 또 가고싶다ㅠ - dc App
엉엉 ㅜㅜ 나도 한달 코스로 쨧엇는데 ㅠㅠㅠㅠ 담에 꼭 갈거이뮤ㅜ
술레이만 사후에 쭈우욱 내리막길 - dc App
리뷰 보니까 재밌을 것 같기도 어려울 것 같기도 하네 ㅋㅋ 잘 읽었음돠
내 이름은 빨강 마무리 짓는 방식이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