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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론』은 단테의 정치철학 책으로, 총 3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번역본에서는 묶어서 출판) 사실 어제(2월 29일) 배송 도착했는데, 아직 다 본 것은 아니고 여기저기 훑어만 보고 있는 단계입니다만 단테의 (아마도) 국내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13세기 이탈리아의 정치철학 책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약간 글을 끄적여봤습니다.
우선『제정론』의 간단한 개요는... 발췌문을 통해 소개하겠습니다:
"민족국가의 '국왕'과 도시국가의 '제후'가 아닌 신성로마의 '황제'(Imperator) 또는 '군주'(Monarcha)가 세계 평화에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이 본서 제1권의 주제다. 둘째, 신성로마 제국의 법통인 로마 국민은 합법적으로(de jure) 정당하게 인류 위에 군주(君主)의 직위를 획득하였다는 역사적 논증이 제2권의 논지다. 셋째는 신성로마 황제의 권한이 하느님에게 직접 의존하지 신의 대리자라는 교황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3권의 주제다."
-『제정론』 성염 번역 16페이지 주석에서 발췌
조금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책의 목적은 신성로마 황제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강화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교황이 아닌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그 권한을 받으며 황제는 교황에게 덜 종속되어야 한다는게 단테의 의견이죠. 다만 그렇다고해서 황제가 교황에게 전혀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나로서는 내가 제기한 목표에 제대로 도달했다고 본다. 저 세 가지 물음에 대한 진리가 밝혀졌기 때문이니, 군주의 직위가 세계의 선익에 필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 로마 국민은 정당하게 제권을 획득하였는가 하는 문제, 마지막으로 군주의 권한은 하느님에게 직접 의존하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직접 의존하는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다만 마지막 문제의 해답은 로마 주공이 로마 교황에게 전혀 종속되지 않은다는 좁은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저 사멸하는 지상의 행복은 어떤 면에서 불멸하는 행복에로 정향되어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황제는 맏아들이 아버지에게 바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존경심을 베드로에게 구사할 것이다. 자부적 은총의 빛을 받음으로써 로마 주공은 자기가 온 세상을 보다 힘차게 비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황제는 영적이고 현세적인 모든 것을 주관하는 그분에 의해서만 세워진 것이다.
-『제정론』 3,16 성염 번역
이러한 의미에서 보자면, 콘스탄티누스 증여 문서가 위조냐 진짜냐 같은 문제는 단테적 관점에선 부차적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단테는 신성로마제국 선제후를 "그들을 선출권자라고 부르기보다는 차라리 하느님의 섭리를 '알리는 자'라고 여겨야 한다."(『제정론』 3,16)고 말할 정도로, 하느님과 황제 사이에 중간 사람(교황, 선제후 등)이 있다고 말하길 거부합니다. 물론 왕권신수설은 단순히 왕 마음대로 하라는 사상이 아니고(유럽의 왕권신수설에 의하면 통치의 근거는 왕 개인에게 근거하는게 아니고, 왕은 도덕 위에 있지 않다고 해석 됨), 단테의 주장도 황제 마음대로 다 하라는 식의 단순한 주장은 아니며, 역자인 성염 교수는 여기에 대한 질송의 견해를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 논거로 질송은 단테가 이해한 세계가 실제로는 인간 차원, 정치 차원, 종교 차원이었으며, 이 세 차원을 관장하는 세 학문적 권위를 설정하였다는 견해를 내세운다(3.16.9). 그 견해에 따르면 첫째는 철학으로서 인간의 자연적 목적에 대한 진리를 가르친다(haec ab humana ratione quae per philosophos tota nobis innotuit)(3.16.9). 둘째는 신학으로서 초자연적 목적으로 인간을 인도한다. 셋째는 정치로 인간 탐욕을 제어하고(in camo et freno compescerentur in via) 법의 힘으로 인간으로 하여금 철학자의 자연적 진리와 신학자의 초자연적 진리를 존중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단테의 세계는 각각 다른 세 질서가 서로 권위를 갖고 순종하는 관계다. 철학이 이성을 지배하고 철학자는 인간의 이성을 지배한다. 철학자의 의지는 황제에게 순종하되 철학자의 신앙은 교황에게 순종한다. 황제는 인간의 의지를 통솔한다. 그러나 황제의 지성은 철학자에게, 황제의 신앙은 교황에게 순종한다. 끝으로 교황은 인간의 영혼을 통솔한다. 그러나 교황의 지성은 철학자에게 순종하고, 교황의 의지는 황제에게 순종한다! 그리고 셋 다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에게 귀속한다.
-『제정론』 성염 번역 291~292쪽
그렇다면 단테는 왜 하필 이탈리아 도시 국가의 수장도, 민족 국가의 수장도 아닌, 신성로마 황제를 내세웠을까요? 단테는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는 세계 정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에 의하면
1. 인류(genus humanum) 혹은 인간 사회(humana civilitas)라는 하나의 종(種)에게는 이룩해야 할 특수한 사명 또는 목적이 부여되었다.
2. 이 고유한 활동을 달성하기 위해선 보편적 평화(pax universalis)가 조성되어야 한다.
3. 이 조건이 조성되려면 단일 군주 혹은 황제 아래서 정치적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라는 논리로 도시나 민족을 뛰어넘는 보편 제국 황제의 존재가 정당화됩니다. 이는 어찌보자면 황당해보일지 몰라도, '보편 교회'(가톨릭 교회)라는 개념을 생각하고 이를 '보편 제국'에 대응시킨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도시나 민족에 국한된 신앙이 아닌 인류 전체의 신앙을 영도하는 '보편 교회'가 필요하고 이 '보편 교회'를 다스리도록 하느님으로부터 권한을 받은 '교황'이 있듯이, 한 도시나 민족을 뛰어넘는 '보편 제국'과 '황제'의 존재가 용인된다고 단테는 본 듯 합니다. 특히 단테는 인류는 단순히 개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종 차원의 목적이 있다고 본게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만일 인류 사회(人類社會)에 보편 목적(普遍目的)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것이 원리가 되어 우리가 앞으로 입증코자 하는 모든 것이 여기에 근거해서 충분히 드러날 것이다. 이런 사회의 목적과 저런 사회의 목적이 존재한다면서 그 모든 목적들이 수렴되는 단일한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김은 자기당착이기 때문이다.
-『제정론』 1.2 성염 번역
또 어느 것이 한 부분에 있다면 또한 전체에도 있기 때문에, 특정 인간이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할 때에 그 현명함과 지혜가 온전해지는 이상, 전체로 본 인류 역시 평화의 안정이나 평온 중에 자기의 고유한 활동을 극히 자유스럽고 극히
마지막 글이 좀 잘린 듯 한데
잘려서... 따로 글 올렸음.
http://m.dcinside.com/board/reading/105830
ㄱㅅㄱㅅ 글 쓰느라 수고했듬
2편 내줘 글이 중간에 끊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