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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하게 수행한다. "당신은 그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만드셨나이다."라는 말씀처럼, 인류가 수행하는 활동은 거의 신성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보편적(普遍的) 평화(平和)야말로 우리 행복에로 정향(定向) 것들 가운데 최선임이 분명하다.

바로 그래서 위에서 목동들에게 울려 퍼진 소리가 재산도 아니고 쾌락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장수도 아니며 건강도 아니고 아름다움도 아니요 오로지 평화였던 것이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

바로 그래서 인간들의 구원(救援)이신 분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최고의 구세주로서 최고의 인사를 언표함이 마땅하였고, 그의 제자들도 같은 습관을 유지하기 바랐으며, 그래서 모든 사람이 명심하도록 바울로는 자기 인사말에서 언제나 평화의 인사를 건넸던 것이다.
-『제정론』 1.4 성염 번역

심지어 단테는 책의 2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 구속이 로마의 세계 지배를 정당화한다고 해석합니다.

그런데 인류에 대해서 재치권을 가진 자가 아니면 통상 재판관이 없다. 왜냐하면 예언자가 하는 말대로, 인류가 우리 고통을 대신 짊어지신 그리스도의 육신 안에서 죄벌을 받아야 터이므로 만약 로마 제권이 법정의에 입각하여 있지 않았더라면 인류에 대해서 티베리우스 황제(빌라도는 대리인이다.) 재치권을 갖지는 못했을 것이다.

바로 여기서 헤로데는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 모르면서도 가야파(천상 결의에 따라 바른 말을 하기는 했다.) 했듯이 그리스도를 빌라도에게 보내서 재판을 받게 하였다. 루카가 자기 복음서에 전하는 그대로다. 이유는 헤로데로서는 티베리우스를 대리하여 독수리 기장(旗章)이나 원로원 문장(紋章) 행사하는 인물이 아니었고 티베리우스한테서 특정환 왕국에 봉해진 왕에 불과하였기 때문이다. 헤로데는 자기에게 맡겨진 왕국의 문장을 갖고 통치할 따름이었다.
- 『제정론』 2.11 성염 번역


물론 단테도 로마가 현실에서는 결코 인류를 정복한 적이 없음을 알았을테고, 이는 이데올로기적인 보편 제국 정당화로 보는게 맞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역자 해제의 마지막 부분을 발췌하며 글을 끝내겠습니다.





단테는 영구과 프랑스 같은 민족 국가의 등장과 이탈리아와 독일의 도시국가 대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그런 현상이 세계 평화를 보장할 세계 통치 기구와 대립한다고 간주하였는데, 이것은 세계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인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유일한 초강대국이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횡포와 침략전쟁을 목격하면서 단테가 노래한 '세계군주'가 과연 존재의미가 있는지 강렬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치른 후 인류가 터득하고 실현에 착수한 국제 평화와 단일한 정치 공동체라는 인류의 꿈을 단테는 그의 『제정론』에서 단일군주제라는 중세 용어와 개념으로 일찌감치 예측한 것은 아닐까? 인류가 단일한 정치공동체를 구축하여 이루어낼 수 있을지 모르는 영구적인 세계 평화를 동경하던 단테의 이상은, 후세에 등장하는 15세기 정치 사상가는 물론, 근대의 루소나 칸트의 사상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류는 지난 세기 국제연합을 통한 세계적 노력으로 불완전하게나마 상당히 구체적인 실현을 목격하는 중이고, 21세기에는 유일한 초강대국의 탐욕과 횡포를 제어하는 아마도 가장 실현성 있는 '세계군주'의 위상을 국제연합에 인류가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중략)

실제로 정치 철학 논쟁가인 단테가 『제정론』에서 그리던 , 평화와 인간 완성이 이루어지는 '위대한 신세계' 대한 열망은 미구에 그친 『신곡』에서 노래할 주제로 연장된다. 거기서 그의 시선은 역사적 정치적 지평을 넘어서며, 인간은 단순히 정치적 제도를 통해서 외부적으로만 행복해질 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재생해야 한다는 이론을 전개할 것이고, 현세에서 이루어질 정치적 · 사회적 재건을 위해서라도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진리가 지상의 시민에게도 길잡이가 되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설파할 것이다. 그의 『신곡』에 지옥과 연옥을 인도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비르질리우스, 이들과 함께 천상의 베아트리체가 등장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 평화에 대한 동경' 품고서 지옥과 연옥과 천국 세계를 두루 여행하게 만든 단테 알레기에리의 생애는 한마디로 "이렇듯 평화의 뒤를 쫓아 달음질 " 삶이었노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그것을 달성해 신비로운 인물, 한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게서 기대했던 이상적인 인물을 단테는 『신곡』에서는 '하느님의 사냥개'(il Veltro) 라고 표상하고 있으며 그의 도래를 위해 인류를 준비시킨다는 사명감이 자기에게 있다는 의식을 표출했다. 인물만이 온갖 사회악의 뿌리인 탐욕의 세계를 극복하시리라. 그러면서도 "마침내 사냥개가 탐욕의 늑대를 물어 죽일 때까지" 인류의 정치적 비극은 확대되리라는 현실적 역사 감각도 있었다. 천상의 사냥개를 노래하는 단테의 시구는 『이사야서』에 메아리치고 있다.

사냥개는 흙도 쇠도 말고
다만 슬기와 사랑의 덕으로 살으리니
그의 나라는 펠트로와 펠트로 사이니라
『신곡』 지옥 1.103-105

-『제정론』 성염 번역 300~303





덧붙임:
1. 발췌문 비중이 너무 높은거 아닌가 하는 기분도 들지만, 거칠게 요약하느니 차라리 발췌문을 그대로 소개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신곡』의 번역은 성염 교수가 최민순 신부의 번역을 인용한 것입니다.
3. 표지는 바티칸 도서관에 소장된 하인리히 7세의 초상(문서번호 CHG. L. VIII. 296)입니다. 머리말에서 역자가 말하길 "또 바티칸 서고에 소장된 하인리히 7세 관련 문서(CHG. L. VIII. 296)에서 황제 관련 그림을 찾아내어 본서 표지에 게제토록 허가한 교황청 문서고장이며 필자의 스승인 파리나 추기경(Cardinal Raffaele Farina)께도 감사드린다." 라 하네요. 인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