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삼국지가 유명세를 타는 것 같다. 인터넷 서점에도 삼국지가 추천 도서로 뜨더라. 검색을 해보면 알겠지만,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고 추천하는 삼국지는 이문열 삼국지이고, 가장 많이 비판받는 삼국지도 이문열 삼국지이다. 삼국지를 몇 가지 다른 판본으로 읽어본 사람으로서 삼국지와 이문열 삼국지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삼국지는 정사와 연의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삼국지는 기본적으로 역사서인 삼국지와, 요즘말로 팩션 쯤에 해당하는 삼국지연의가 있다. 어차피 2000년 전에 진수가 쓴 삼국지 정사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정확하겠냐만은, 삼국지연의와는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삼국지연의는 폭풍의 언덕 마냥 귀신도 나오고 사자후로 사람을 말에서 떨어트리고 말 같잖은 소리를 꽤 지껄이는데 정사는 그런 거 없다.

 

연의는 정역과 평역으로 구분 한다

기본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삼국지는 청나라의 모종강 부자가 쓴 삼국지연의이다. 청나라 모종강이 쓴 삼국지연의를 곧이곧대로 풀이한 책은 정역, 역자가 역자의 의견을 담아 풀이한 책은 평역이라고 한다.

 

이문열 삼국지의 강점

번역의 세계가 언제나 그러했듯이 예전에는 한문 개뿔도 모르면서 삼국지 번역한다고 끼적거리다가 자기가 오역한 것도 평역이라고 우기고 그랬다. 하지만 이문열 삼국지의 경우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원본에서 저평가된 조조의 재조명이다. 믿을 것은 혈연이요 가진 것은 혈연에 따른 운뿐인 유비 (한나라 황실의 적자 유씨의 자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원본과 달리 오늘날 CEO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춘 조조를 재조명한 이문열의 평역은 이문열 삼국지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창천항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분야에서는 이문열이 먼저다.)

 

이문열 삼국지를 따르는 비판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문열 삼국지 인만큼 엄청난 비판도 따르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의 장점이기도한 원문과의 다른 해석이다.

 

깊은 유교주의의 말로이든 현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이든 간에 중국인들은 전한--후한--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역사가 전한--후한--으로 이어지길 갈망했고 그 염원의 증거가 삼국지연의이다. 그런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을 조조로 세운 삼국지연의는 삼국지연의가 아니라는 비판이다.

 

이 책이 좋다 아니다 결론이 없어서 글이 싸다만 똥같이 느껴지지만, 좃도 아니면서 남의 책 비방하고 싶지 않아서 더 이상 코멘트를 남기지는 않겠다. 원작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정역을 찾고 대중적으로 많이 읽힌 책이 좋다면 이문열 평역도 좋은 선택이다. 난 이문열 김구용 다 가지고 있다. 일단 삼국지 매니아들이 손에 꼽는 작품은 박기봉의 비봉 삼국지다. 삼국지 매니아 기준으로 봤을때 비봉 삼국지 =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이문열 삼국지 = 기타 경제학 교양서 정도로 본다.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