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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개츠비와 데이지의 사랑을 응원하는쪽으로 생각하면서 읽었지.

그러다가 결말을 가면서 어어어 하고, 마지막에는 허무하게 책을 덮었다.

왜 이딴 여자에게 헌신하다가 실패하는 소설이 도대체 왜 고전인가.


하지만 다시 읽어보면서, 과연 개츠비가 데이지를 사랑한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사랑했다면 왜이리 개츠비는 데이지가 자신말고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환상의 여자임을 

강조했을까? 


데이지는 울면서 말했다. 지금은 당신을 사랑하지만 톰도 사랑했다고.

그게 정상적인 사람의 반응이지만 하지만 개츠비는 끝까지 데이지가 자신만을 사랑했다고 믿었고

순결함에 대한 강박관념, 데이지의 아이들을 봤을때 뜨악함 이런것을 다시 발견하면서

나는 개츠비가 일종의 환상속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성공욕구와 구별이 가지않는 순수한 데이지와의 사랑

그리고 그것으로 자신의 욕망이 완성된다고 믿고 

미완성된 성공을 채울수 있다고 믿는 믿음. 


데이지는 개츠비에게 이정도면 성공했지 라고 스스로 자조할때 

성공을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처럼 보였다. 데이지가 아니면 완성할수 없는것처럼. 


그걸 보면서 데이지의 입장에서 개츠비를 믿을수 있었을까싶더라.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내 주변의 후광과 주변세계를 사랑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안들겠어?

개츠비의 트로피 와이프 용도라는걸 잘 알지 않았을까.  


물론 얘도 그냥 초라해진 개츠비를 외면한 가벼운 평범한 여잔데.. 개츠비는 그런 사람에게 환상에 빠져 

열열히 희생하지만, 그런 분별력 없는 사랑은 비극을 가져왔다.


이부분에서 과연 나는 개츠비스러운 부분이 없는지 생각을 하게 됐다.

누구나 데이지를 추구한다. 그게 직업이든, 연봉이든, 집이든, 순수예술이든 

누구나 인생에 데이지를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그것이 내 인생의 내일은 좀더 나아질거라고 바꿔놓을거라고. 


하지만 그게 무엇이 됐든, 늘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고 

인생은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불운과 운이 반복되기만 해. 

내가 추구했던 그 가치는 과연 내 생각처럼 아름다운 순수한 무언가였을까?


그럼에도 삽질만 했던 개츠비를 미워할수 없는건 

데이지를 사랑했던 개츠비가 실은 데이지보다 아메리칸 드림을 쫒았을뿐이라도 

무언가를 추구하고 더 나아질수 있을거라는 믿음을 가졌던 

동화속에서 튀어나온것 같은 데이지를 사랑하는 개츠비 자체가 더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첫사랑을 하던 시절이 아름다운건 

첫사랑의 아름다움보다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할수 있었던 그 시절이 

아름다웠기 때문인것처럼. 


나는 아메리칸드림의 낭만성과 허상이 심플하게 개츠비라는 인물 하나로 대표되는 이 소설이 좋다. 

소설은 좀 재미가 없는편이긴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