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어다
어느 날 해적선을 만났다
해적들은 전부 외눈이었다.
해적들이 나를 생포했다
어항 안에 가뒀다
어항 안에는 인어들이 있었다
인어들도 모두 외눈이었다
그들은 나를 보자 놀려댔다
나는 외려 연민을 느꼈다
인어들은 어항 안이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외눈 또한 그러했다
오히려 나는 괴물취급을 당했다
점점 나도 외눈이 되고 싶었다
내 외눈을 빼내버렸다
인어들은 빠진 눈을 차지하려고
혈투를 벌였다
결국 해적들 손에 들어갔다
인어들은 몸뚱어리를 어항 밖으로 내던졌다
해적들도 역시 혈투를 벌였다
어항에는 나 혼자 남았다
나는 퍽이나 만족스러웠다
어항 밖에는 전쟁터였다
온전한 세상이었다
내가 있는 어항 안에는
하나 찾음. 제목은 silence
묘하게 한트케 느낌. 아니 최근 시가 대부분 저런가?
이건 데뷔시절 계간지에 실린 게 아니라 이후에 실린 것 같다. 처음 보는 느낌.
아니 잠깐 뭔가 낯이 익은데 나도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