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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읽는 내내 화가 치민다.

독갤에 온 지 이제 3개월 된 독린이다. 표백은 이런저런 추천글을 보던 중에, "아, 이거다"싶어 고르게 됐다. 이번에 처음 감상 글을 올려보는거라 너그러이 봐줬음 좋겠다.

장강명은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밖에는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만큼, 이 책을 읽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좋은 작가였나, 싶은 생각에서였다.

먼저, 현대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굉장히 깊다고 느꼈다. '그레이트 빅 화이트 월드'와 그에 대한 설명에 20대의 한 사람으로서 깊게 공감했다. 특히, 자살 선언문과 '낙오자'에 관한 사유는, 꼭 한병철의 '피로 사회'를 읽는 기분이었다.

글 자체도 유려하게 잘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몰입감이 무지막지해서, 책을 잡은지 하루만에 후루룩 다 읽고 말았다. 다만, 명문이라기 보다는 읽기 쉬운 글을 쓴다, 에 가까운 것 같다.

실은 나도 소설가가 되는게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공대에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짬짬이 글을 쓰곤 한다. "표백"은 내가 제기하고 싶었던 문제 의식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나보다 깊은 차원에서, 완성된 글솜씨로. 꼭 미래의 내가 글을 쓰고 읽어보라 권한 것만 같다. 읽고 나니 허탈한 기분이다. 무언가를 뺏긴 것 같다.

꼭 그것만이 아니라, 책이 제기하는 문제에 제대로 답할 수 없는 내가 답답했다. 자살하는게 답이 될 수 있는건가? 아니라면, 다른 대책이 있을까?

읽는 내내 화가 나는 소설이었다. 그럼에도 10점을 주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독갤에 와서 좋은 책을 얻어가는 것 같다. 항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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