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아래 출판사 직원 자칭하는 사람 글에 미시마 유키오 유작 번역해달라는 리플달고,
문득 생각나서 집에 있는 파도소리 들춰보는데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하잖아?
근데 새삼 처음으로 저 문장이 존나 거슬리는거야. 나야 티피컬 이하의 문과 앰생이라서 잘은 모르지만,
파이인가 뭔가로 생각해서 섬 둘레를 원의 둘레라고 치면 대충 그걸 3.14배로 나누면 섬 지름이 나오는 거잖아?
그럼 시부럴 1400명 인구가 사는 저 섬의 지름 혹은 직경은 맥시멈 150m가 안되는 거 잖아??
애새끼들 100m 뛰는 운동장만도 못한 면적의 섬에, 1400명 인구가 산다고???
20세기 초 일본의 섬에,
이딴 걸 지어놓은 건 절대 아닐테고.
미시마 유키오를 졸라 좋아하지만, 일본어는 할 줄 모르는 난 어쩔 수 없이
영역본 파도소리를 찾아봤지.
"우타지마 - 노래 섬- 이라 불리는 섬은 오직 1400명 남짓한 거주민이 살고 있고, 해안선 길이는 3마일이 채 못되는 곳이다."
1마일 = 1.6km..
3마일 = 대충 5km. 그러므로 섬의 지름, 혹은 직경은 1~2km 내외. 지방 광역시의 작은 동 하나만한 면적이 비로소 가능해지잖아..
시발............. 이건 100퍼, 번역자가 일본 원문에 나오는 일본만의 길이 단위를 미터로 잘못 옮겼거나,
도량형 환산도 하기 귀찮아서 대충 쓴 건데, 아니, 작품 중간의 지엽적인 수치도 아니고 소설의 첫 문장에 나오는
공간 배경을 설명하는 문장을 저렇게 번역한다는 게 말이 되냐??????? 편집자도 저걸 놓치는 게 가능하고?????????????
그간 미시마 책 읽으면서, 특히 파도소리 읽으면서도,
원래의 집요하고 암울한 느낌이 아니라 마치 소년소설마냥 나뭇잎으로 훈도시 지어입고 새끼줄에 똥 닦으며 해맑게 웃던,
뭔가 천연의 순수한 일본인들의 풋풋한 야성, 아름다운 본능과 생명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저런 실수를 하는 번역자와 출판사에게서 나온 책이었다는 게 넘나 충격적임..
온니 나 지금 넘나 부랄 떨려.. 나 번역된 미시마 유키오 소설 에세이 희곡 다 가지고 있는데 그거 다 일일히 확인해봐야하는 거야??? 출판사 이 씌부럴탱이들 다 양아친거야???? 그 양아치들이 싼 똥 퍼먹으면서 난 오이시! 연발하고 있었던 거야??????
오이시소오 - dc App
백양출판사에서 출간했던 공세영 역 춘희 생각나네. 아라비아 숫자도 못읽는지 첫장에 1847년 3월 12일을 1947년 3월 12일이라고 적어놓았더라고
그건 좀 에바 아님? 미쳤네
진짜 내가 해석한 게 맞음? 진짜 저런 실수를 한 거야??
saturday(목요일)
ㅇㄱㄹㅇ - dc App
실수 맞는거 같아요...찾아보니 역자가 일어 전공자도 아니고, 고유명사도 여럿 틀린 부분이 있고 그러네요
일본 1리가 우리 1리 10배인데 그거 때문일 수도 - dc App
와...... 진짜 매트릭스급 충격이다.. 영어나 일본어처럼 전공자 많은 언어권 문학은 번역의 질이 최소한도로 상향평준화를 이뤘을 거라 믿어왔는데...
구글맵에선 우타지마 라는 이름의 섬이 보이질 않아서 조금 더 검색해보니 미에현의 가미시마 섬이 실제 소설의 배경이랍니다. 야요신사...가 줄임말인진 모르겠는데 북쪽에 야츠시로 신사도 잘 보이네요. 위키설명 : 카미는 이세 만 입 에 위치한 주위 3.9km, 면적 0.76km 제곱미터의 섬에서 미에현 도 바시 에 속한다. 미시마 유키오 의 소설「파도 소리」의 무대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인구 는 300여 명으로 과소화가 진행되고있다.
다시보니 영역본에도 Yashiro shirine 이라고 나와있네요...이걸 야요 신사라고...
우리나라가 이상하게 발달이 더딘 분야가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소장용으로 책살 때 돈 좀 아끼겠다고 메이저 출판사보단 듣보 출판사 판본들 여럿 사봐서 느끼는 건데, 그냥 우리나라 번역 수준 자체가 노답이다.
덕분에 찾아봤네 1리가 3.9km란다 みちのり、また、みちのりを計る尺貫法の単位。一里は、古くは六町。日本で後には三十六町(約三・九キ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