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이나 다른 건 모르겠지만 작가 조남주가 사회학과를 나왔다는데 왜 그런 식으로 소설을 썼는지 이해된다.


이분 사상이 어느 쪽이든 그건 둘째치고


82년 뭐시기 그 책 한 권밖에 안 봤지만 말이 소설이지 소설로서의 기능을 최소한으로 죽이고 쓴 프로파간다 매체였거든.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회과학 계열 대학 학과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내 경험으로 봤을 때 모든 문제를 사회 문제 이런 식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며 가르치는 성향이 있다고 본다.


이게 어느 정도로 심하냐 하면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도,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노조 가입도, 집을 구하는 것도, 죄다 사회학에서 사회적 문제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한다 이렇게 배우게 된다.


심지어 축덕이나 아이돌덕후셨던 몇몇 교수님들은 그마저도 사회학적 관점에서 어떻게든 해석하려고 했다.


카라의 매력을 소녀시대는 절대 따라갈 수 없다면서 한국 걸그룹 얘기만으로 강의 3시간을 할 수 있다고 하거나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핫스퍼가 진정한 노동자들의 축구 클럽이고 핫스퍼란 명칭도 거기서 따왔으니까 토트넘 만만세 하는 등등.


어떤 사람들은 저게 무슨 헛소리냐고 하겠지만 우리는 정말 진지하게 저렇게 배웠다.


뭐 아무튼 예전에 내가 조남주 작가가 쓴 82년생 뭐시기 히트작을 읽고 나름 냉정하게 비판하는 입장이었는데


우연찮게 학부 시절 알고 지내던 애랑 연락이 닿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조남주는 단지 자기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이런 책을 쓴 게 아닐까.


나는 머리도 나쁘고 반항심도 강하고 스승님들께서 가르치는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강의 중에 딴지 걸거나 무조건적으로 노조를 찬양하는 교수에게 한국 노조의 현실이나 문제점 등을 과제로 썼다가 학점이 빵꾸나는 등 헛짓거리를 많이 해서 그나마 휘둘리지 않았지만


정말 범생이처럼 공부하는 유형은 제대로 사상이 물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게 사회과학 계열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전공들도 교수들이나 학과, 학교마다 저마다의 성향들이 있고 학생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인 것 같다.


무슨 역사나 사회 이런 것만 그런 게 아니라 문학도 크게 다를 건 없다고 본다.


결론은 무슨 말이냐 하면,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문학이나 문단의 문제점들이 책을 쓰는 작가들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오히려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말 잘 듣고 착실한 유형의 학생들이라서 되려 대중들이나 우리 같은 독붕이들이 봤을 때 저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담긴 책을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그 카라를 좋아하신다는 교수님께 누가 반항심이 생겼는지 칠판에 소녀시대 >>>>카라 이런 식으로 쉬는시간에 썼다가


강의실에 들어오신 교수님께서 그걸 보고 몇 초 동안 표정이 굳어지시더니 아무 말 없이 칠판지우개로 그걸 지우셨고


그 때문인지 학기 시험 문제를 절반 이상 맞춘 학생이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쫙 올라갔던 무서운 기억이 난다.


그때 난 소녀시대를 좋아해서 아이돌 덕질을 통해 세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레포트를 제출하며 니콜이 이상형이라면서까지 교수님께 아부하고 달래드리려 했지만 나보고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며 속내를 파악한 교수님은 싸늘한 미소만을 지으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결론은 소녀시대 >>>> 카라다.



조금 더 추가한 책 얘기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은 소설로서의 기능을 최소한으로 죽이면서까지 쓴 프로파간다 매체이며, 거기에 더 추가하자면 여성주의를 떠나서 사회학뽕 맞은 사회학도가 문학작품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