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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빨리 읽는 편이라 이틀에 걸쳐 약 2시간 정도로 전부 읽었다
읽게 된 계기는 카페에서 소설을 쓰는 게 개인적인 취미 생활인데, 가족이 해당 장편소설의 표현방식이 좋다고 평가해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손에 들게 되었다
작가인 시바타 쇼는 193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당장 나와 출생년도를 비교할 시 60여년 내외나 격차가 있는것이다.
작품배경 또한 일본 전후 학생운동세대가 막 사회를 변화시키려하던 50-60년대이다.
속히 말하는 요즘세대인 내가 공감하기 힘든 시대적 배경, 심지어 그 국가조차 동떨어진 일본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를 두가지 꼽을 수 있을것같다.
먼저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다.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담백하면서도 애절했다. 주인공 후미오의 1인칭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중간중간 다른 인물들이 작성한 편지들을 등장시키는 액자식 구성을 차용해 각각의 등장인물 모두에게 이입할 수 있게했다.
대학원의 석사 과정을 진행중인 주인공 후미오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세쓰코와 약혼 사이다. 두 사람의 관계, 나름 서로 호감을 갖고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서로 연인처럼 사랑하긴 힘든 모호한 관계를 굉장히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담백하단 것은 이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헌책방에서 구입하게 된 헌책 전집을 계기로 두 사람의 사이는 바뀌게된다. 헌책 전집의 전 주인은 옛날 대학교 역사연구회에서 세쓰코와 만난 적 있던 사노. 공산당원으로서 활동을 위해 학교에서 사라진 사노의 소식에 대해 찾기 시작하며 등장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전개되고 서로의 관계나 각각 가지는 생각들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작가는 일본 사회가 학생운동과 여성인권의 향상 등의 다양한 변화로 요동치는 시대속에서 살고있는 인물들을 자못 섬세하게 표현해내고있다. 애절하다고까지 느껴진다. "죽는 순간에 나는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편지 속 짤막한 질문은 그걸 읽는 주인공과 세쓰코 뿐만 아니라 소설 밖의 독자까지 자극하는 것이다.
비단 소설 뿐만 아닌 모든 글에서 쉼표 사용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문장 사이에 어설프게 쉼표를 넣으면 오히려 맥이 끊기고 이입이 힘들어진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 속 쉼표들은 오히려 이입을 도왔다는 면에서 감탄할만 했다.
"언젠가 내가 내 생활을 찾았을 때, 그걸 알리고 싶은 사람은 오로지 당신뿐이야. 그래, 내가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할 때, 뜻밖에 가까운 곳에 당신은 서 있을지도 몰라. (중략)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떤 기쁨으로 서로를 마주볼까."
참 매력적인 문장이었다. 나도 언젠가 이런 문장을 쓰고싶다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무엇보다 이 소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는 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였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별의별 세대가 다 나왔다. 386세대, x세대, z세대 등. 그 모든 세대는 처음에는 신세대, 젊은 세대로 불렸고 이후 기성세대 혹은 구세대가 되었으며, 모두 늙은 세대로 끝을 맺게 된다. 표현이 이상해도 좋다. 어떤 세대가 옳고 그르고를 따지려는 게 아니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정말로 늙었을 때, 젊은 사람들이 물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젊은 시절은 어땠냐고. 그때 우리는 대답할 것이다. 우리 때에도 똑같은 어려움이 있었다."
모든 시대엔, 그때에 알맞은 그때만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어려움이겠지만,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리고 이 책 속에서 시대가 가지는 어려움과 마주한 인물들은 각각 다른 선택을 보여준다. 어려움을 회피하려고, 혹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혹자는 순응하고 익숙해졌으며, 혹자는 불행을 안은 채로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시대의 어려움에 벗어나 새로운 생활로 용감하게 진출한다.
모든 시대에 언제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알 수 없다.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다.
단지 이 소설을 읽으며, 현재 우리네의 삶들을 보게 된다.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보게 된다. 서로 공감하게 된다.
죽는 순간 나는 무엇을 생각하게 될지, 한번 곱씹을 가치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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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읽은 책 감상문 썼는데 이런거 올려도 댐? 그냥 감명깊어서 쓴 글이니 그정도로 봐주세요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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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어디선 쉼표나 접속어 잘 쓰는 게 구어체 단문 쓰기의 비결이라더라
감상평은 추천이지
장정일 신형철 백수린 센세들이 추천하시는 인싸템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