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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트 함순과 함께 20세기 노르웨이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타리에이 베소스
타리에이 베소스는 대표작으로 <얼음 궁전>이나 <새>가 꼽히는데, 나는 분량이 짧은 <얼음 궁전>부터 읽기로 함
내용이 어렵지 않음
이야기는 시스라는 반에서 가장 인기 많고 명랑한 성격의 여자아이가 과묵하고 아름다운 동급생인 운을 보자마자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함
여기서부터 상당히 미묘한 느낌의 묘사가 시작됨. 나는 남중을 나왔기 때문에, 솔직히 그 나이대 소녀들의 우정을 잘 모름
나는 읽으면서, '아니, 솔직히 우정치곤 너무 깊지 않나? 첫눈에 저 정도의 감정을 느낀다고?'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일단 작가의 의도 자체는 '운'이라는 아이의 신비스러움, 그 신비스러움에 매료된 시스, 거기서 시작되는 깊은 우정 같은 걸 표현하려 했던 것 같음
아무튼 운이라는 아이의 매력에 사로잡힌 시스는 운과의 우정을 꿈꾸기 시작함.
중간에 운이 철벽을 한 번 치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시스는 한다면 하는 소녀임. 시스는 운의 집에 가기로 약속하고, 약속한 날에 운의 집에서 운을 만나게 됨.
시스와 운은 방문을 잠그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함. 시스는 운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됨.
둘의 비밀이 풀어지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되는 것은, 인기가 많아 보이는 시스도, 세상사에 별 관심 없어 보이는 운도, 둘 다 내심 외로운 아이라는 것임.
그러나 운이 '나는 천국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 라고 어두를 꺼내며 내밀한 비밀을 꺼내려하자, 시스는 겁을 집어먹고 급하게 운과 헤어짐
다음 날, 서로의 생각과 달리 다소 급박하게 헤어져버린 둘은 학교 가기를 망설임. 둘이 동급생이고, 반에서 서로를 어색하게 만나게 될테니까
시스는 학교에 가지만, 운은 학교에 가는 척만 하면서 다른 길로 새는데, 이때 운은 자기가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조우함
거기에 바로 '얼음 궁전'이 있었음.
얼음 궁전의 묘사가 시적이고 탁월한데다가, 정말 '노르웨이'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동감 있기 때문에 여기서 다 전달할 수는 없을 듯
여기까지가 대충 이 책의 30-40% 정도임. 이 뒤는 어떠한 계기로 인해 작품의 분위기가 어두워지기 시작함. 이 뒤는 직접 읽어 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함
대체로 시적이고 감각적인 문체, 생각의 여지를 주는 간결한 문체가 아주 인상적인 작품임
상징, 은유의 사용이나 심리 묘사면에서도 출중한 작품이고, 독자가 유추해야하는 부분이 많음
디테일에 대한 집중도 걸출한 작품인데, 실제로 내가 여기에 소개한 것만으로는 이 작품의 반도 전달하지 못함
내가 느낀 것은, 이 작품은 오히려 길게, 산문의 형태로 쓰인 시같다는 것이었음
동화적이고 어린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유치한 부분은 하나도 없고 굉장히 진지한 소설이라는 것도 특기할 만함
나는 읽던 중 문득, 겨울왕국의 제작진 중에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음
굉장히 우수한 작품이라고 생각함. 아마 나중에 몇 번 다시 읽어 볼 것 같음
이게 번역본이 있네 보관함에 저장
번역본 제목은 얼음성으로 알고 있음. 영제는 The Ice Palace인데, 둘 중 어느 것이 더 노르웨이 원제에 가까운 지는 내가 노르웨이어를 못해서 잘 모르겠음
글쿤. 근데 이게 중역인지 원전번역인지 모르겠네 이력만 보면 영어 중역 같은데 영제가 그렇다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재밌어보이네
이런 신비한 분위기의 책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