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책을 읽고 나서 그래서? 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지?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것은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가 있다. 첫째는 서사 구조(사건)이 불완전하게 끝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느닷없이 끝난다면 우리는 당연히 뭔가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고

  본능적으로 서사구조를 이해하고 있는(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모든 이야기는 시작이 있고 중간이 있고 끝이 있다) 우리는 당혹스러워할 것이다.

  만약 이방인,이 총을 쏘는 1부만 있고 법정의 2부가 없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래서?라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2부만 있고 1부가 없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래서?라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가 처음과 끝만 있고 중간이 미흡한 경우에도(이 경우는 전개와 개연성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에도 해당됨) 당연히 해당될 것이다.


  두번째의 경우에는 사건(서사)는 있는데 의미망(주제)가 부실한 경우이다.

  우리는 독서를 하면서도 은연중에 의식하든 하지 않든 책의 의미를 포착하려고 한다. 책 속에서 펼쳐진 서사는 결국 현실의 모방인데

  우리는 무의미하게 펼쳐져 있는 이 세계에서 나름 의미있고 질서 있는 인식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질서 있는 인식? 소설속 주인공과의 정서적인 교감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의 변화에 따른 감정이입과 그 감정의 좌절과 극복 속에서

  펼쳐보이는  주제의 구현이다. 


  문득 몇달 전에 읽은 향수, 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그 소설은 향수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다 읽은 후에 나는 그래서? 라는 질문을 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결국은 위에서 말한 두번째의 경우에 해당된다.

  냄새(향수)에 사로잡힌 남자. 그럼 냄새는 무엇인가? 그것은 진실이면서 동시에 은폐이다. 온갖 것으로  치장하지만 거기엔 숨길 수 없는 게

  배어 있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감추기 위해 더 강한 것으로 자신을 꾸민다. 여기에서 우리의 주인공은 위선적인 사람들과 세상 속에서

  좌절감을 겪게 되고 결국 살인을 한다는 이야기 식으로? 아무튼  단순히 사이코패스적인 살인마의 이야기가 아닌 조금 더 독자가 주인공에게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인물을 밑바탕에 깔아두고 전개했더라면 훨씬 더 좋은 소설이 됐을 것이다.


  가끔 어떤 책들은 읽고나면 아쉬운 경우가 있다. 조금만 더 나아갔더라면 정말 위대한 작품이 됐을 턴데 하는.

  모든 것은 완벽해야 한다. 모든 책은 완벽해야 한다. 모든 글은 완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