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지루한 소설이나 영화를 보거나 그것을 칭찬하는 평론가를 볼 때 화가 난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들로부터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가장 대중친화적인 소설이나 영화라고 칭송되는, 그러니까 쉽고 재밌기만 한 작품을 보다가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작품들이 나를 포함한 대중을 '아무 생각 없이 재미만을 탐닉하는 소비자'정도로 얕잡아 보고 있는 것 같아서다. 나는 거기서 '지갑을 열어. 그리고 아무 생각 말고 그냥 즐겨. 넌 원래 그렇잖아'라는 속삭임을 듣는다."

요컨대 '오로지 대중들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었다고 겸손하게 소개되는 작품들이야말로 애초 대중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이 만들어진 작품들이라면 그것들이야말로 대중을 은밀하게 무시하는 작품들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전달하기 어려운 것을 어떻게든 전달하기 위해 복잡하고 심오한 내용과 형식을 동원하는 작품들은 대중이 자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끝내 버리지 않고 진지하게 말을 건네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야 한다. 상업적 실패를 무릅쓰면서도 그런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 그것을 열정적으로 소개하고 옹호하는 평론가들이야말로 실은 대중을 존중하는 이들이 아닌가. 그러므로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홍상수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를 믿어줘서 고맙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누가 대중을 존중하는가'
신형철




타갤에서 조리돌림 당하더라

난 틀린말같지 않던데

역시 사람은 자기 분야에서만 놀아야 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