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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읽다가 //


짐 : 넌 잘하는게 뭐지?,

로치 : 없습니다,

짐 : 아마 눈썰미가 좋을걸? 우리 같은 외톨이들은 말이야.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에 나오는 장면이다. 소련 정보부의 감시를 피해 학교 선생으로 위장한 영국 스파이 짐 프리도는 출근 첫 날 (어쩌면 자신과 비슷하게) 부모의 이혼으로 등살 떠밀려 전학온 소심한 빌 로치를 만난다. 그리고 잔뜩 주눅들어 잘 하는게 없다며 의기소침해하는 빌에게 눈썰미가 좋을 것, 그것이 외톨이들의 특징이라며 위로한다.(you are a good watcher though, huh? us loners always are), 외톨이가 되는 것은 곧 관찰자가 된다는 것,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중심에 끼지 못해 주변부에서 위성마냥 뱅뱅 도는 이에게 입을 다물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 외에 달리 할게 무엇이 있을까?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읽다가 문뜩 위의 장면이 생각났다. 수 많은 사람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훌륭한 르포들이 결국 오웰이 외톨이었던것에서 시작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바로 우리의 소심한 학생 빌 로치처럼말이다. 실제로도 조지 오웰은 학창시절 퍼블릭 스쿨(직역해 공립학교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학비에 허덕여 학교에 가기 싫어했던 적이 있었고 사회 계급에 부딫혀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훌륭한 작가의 학창 시절치고 매력 없어 보일지 몰라도 나는 왠지 그 시절의 경험이 조지 오웰을 크게 성장시킨게 아닐까 싶다. 그는 주변부에서 중심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관찰했을 것 이다. 그리고 그 관찰들을 곱씹어 버마 시절 자신이 목격한 식민지 차별을 고발하는 자전적 소설 '버마 시절'을 쓰고, 카탈루냐에서 공화파로 복무하던 시절의 관찰을 모아, 자신이 속한 진영에도 비판적인 시각을 가감없이 보인 '카탈로니아 찬가'도 쓰고 그런 것이 아닐까? 지금 읽고 있는 <위건 부두..>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든다. 조지 오웰의 책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평생 한결 같은 관찰을 할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사 좀 이해가 간다. 외톨이라서 그럴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