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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풍경


지은이는 현재 경북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김두식 교수입니다

1967년생입니다. 경력이 약간 특이합니다. 남들은 그렇게 되고싶어하는 검사란 직업을 6개월만에 그만두고 부인따라 미국가서 2년동안 전업주부 생활을 합니다
이후 학교에 가 교수생활을 하는데 코넬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국내로 와서 법학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검사를 그만둔건 책 에서도 나오지만 도저히 적성에 맞지않아서 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검사라고 하면 온갖 로비와 유혹의 대상이 되는건 당연한다고 여겨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김두식검사에게도 그런 유혹이 몇 번있었던걸로 나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다 타고난 성품때문인지 그런 걸 견디기 어려웠고 결정적으로 자기가 잡아넣은 범죄자의 딸이 보내온 아빠에 대한 절절한 사연을 읽고 검사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고 합니다

헌법의 풍경외에도 불멸의 신성가족 등 5~~6권의 책을 냈는데 필력이 좋아 글이 술술 읽히는 건 물론이고 특히 헌법의풍경은 인권존중, 기본권 수호 등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삶의 중요한 지침들을 풍부한 예와 함께 알기쉽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았던 경험덕분인지 흥미로운 미국판례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노대통령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죠

데뷔작이기도 한 헌법의 풍경은 김두식 교수에게는 그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거니와 공직자를 포함한 현재 이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이 꼭 읽어야 할 교양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피와 눈물로 지켜온 헌법 조항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지 말해줍니다. 앞으로 이 헌법정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담겨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날이 많이 남아있어서 2004년도에 나온 이 책을 2020년에라도 읽게되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가 이 책에서 알게된 헌법의 중요한 두 가지 정신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헌법은 상호관용의 정신입니다


‘법원의 입장이 불일치하거나 변화할 때마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자기가 서 있는 입장과 동일한 답을 법원이 제시하면 ‘그게 바로 상식’이라고 박수를 치지만, 그 결론이 상급심에서 깨어지게 되면 ”정의가 무너졌다“고 분노하지요. 그러면서 ”정답도 갖고 있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것이 어떻게 법원이고 법률가일수 있냐“며 불신하게 됩니다
그런데  법이란 원래 그런것입니다. 대부분 사안에 있어서 법률가들은 정답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대법원 판례라 축적되어 왔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정의 인것도 아닙니다‘


하나의 정답을 법에 요구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한 반론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한가지 답을 찾으려고 하는 이유는 본능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패턴, 판례, 관습 등을 찾으려고 하는 그런 본능말이죠. 인간은 왠지 답이 있어야 맘이 편해지는 그런게 있나봅니다

게다가 우리는 유교문화같은 권위주의의 시대를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에 대한 갈구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권위주의 시대의 특징은‘무서운 아버지’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가치가 들어가야 되는 그 어떠한 판단에서도 ‘무서운 아버지’는 모든 결정권을 행사합니다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지만 저의 아버지도 그랬습니다

가족들에게 뭘 물어보시는게 없었습니다. 말로써 하는 설득이나 토론은 없었습니다. 엄격하고 낮은 목소리로 무어라 지시하면 그것이 정답이었습니다

어떨땐 목소리도 안내시고 손짓, 눈빛으로 답을 내려주시기도 했었죠. 하나의 답만이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대부분 그랬을거라고 추정합니다 


지금은 시대가 변햇다.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예전 하나의 정답이었다고 생각했던 사실들이 지금은 정답이 아니라고 알게된 것만 봐도 확실합니다

특히 책에서는 음란물을 처벌하는데 시대마다 음란물에 대한 정의의 기준이 달랐던 이야기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음란성을 가르는 기준의 핵심은 털입니다. 보통 헤어누드라고 불리는 그곳이 현재 우리 영화의 한계점입니다. 그렇다고 가슴노출 yes, 털노출 no가 진리가 아닙니다 80년대 초는 가슴도 허용되지않았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입니다. 털은안되는데 젖꼭지는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털과 젖꼭지 사이에 무슨 넘지 못할 벽이 있나요. 현재 우리나라 영화 노출수위는 대법원의 표현으로는 젖꼭지까지는 성적수치심을 자극하지 않지만 털부터는 갑작스럽게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결국 시대와 문화에 따라 우리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정답이 아님을 알게됩니다.

우리는 존재하는지 하지않는지 알 수 없는 소위“리갈마인드”를 가진 법률가들의 판단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렇듯 누구나 수시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 대화와 토론 등 합리적 절차가 중요함을 인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절차만 지킨다고 완벽한 정의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라 6백만명을 학살했던 나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가지 정답 또는 실체적진실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적법절차라고 하는 헌법원칙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작가는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 즉, 인간존중 같은 애매모호한 가치 빼고는 이 세상에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는 얘기를 합니다
 정의에 근접하기 위한 대화와 절차, 관용이라는 헌법정신의 위대함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라 이해합니다.


헌법의 기본권 정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인민사원이라는 미국 사이비 종교가 있었습니다. 1978년 남미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에서 인민사원의 신자 914명이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짐존수라는 교주도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짐존스라는 교주의 신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사회문제되고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교주의 설득으로 신자 모두 자살한 사건이었습니다

종교 또는 사이비 종교가 개입된 이런 류의 사건들은 가끔 우리주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위험하죠.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헌법의“그럼에도 불구하고”정신입니다

아무리 위험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자유를 허하는 것이 헌법정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과 반대쪽에 있는 것이 “인정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이러이러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식의 “인정한다, 그러나” 정신입니다

요컨대, 종교자유 기본권 정신은 인정하긴 하지만 그러나 여러 가지 제약요건을 들어 기본권을 제한하는 사례가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았었죠.


책에서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한 김해여고 여호와 증인 제적처분 취소소송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무지몽매한 판례를 소개합니다


대법원은 제적처분은 종교적인 신념을 그 처분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나라의 상징인 국기의 존엄성에 대한 경례를 우상숭배로 단정하고 그 경례를 거부한 원고의 행위자체를 처분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없다“는 원심의 논리를 받아들입니다

우상숭배로서 경례를  거부한 학생들의 ‘외적활동’을 처벌한 것뿐이지 그걸믿는 여호와 증인의 “내면적 신앙”을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작가는 이 판결 어디에서도 기본권을 수호하려는 헌법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법에 무지몽매한 제가 보더라도 외부로 표출되는 종교의 자유의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헌법은 꽝 된 로또 종이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내면적 신앙은 인정하니까 결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논리가 참 구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률가들은 말 만들기의 달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법률가들도 아니 모든 사람들도 자기의 생각과 신념, 가치, 종교, 양심을 지켜나가고 싶어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다른 이들의 생각과 신념, 가치, 종교 등도 존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헌법의 풍경”


부제는 왜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일까요

지금까지 말해온 헌법정신이 우리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일겁니다

때는 2004년 이었으니 이제 막 민주주의가 성숙되어 가는 시기 였으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헌법이 뭐가 문제이겠습니까 그걸 악용한 권력자와 그옆에 기생하는 독버섯같은 권력에 기생했던 법률가가 문제인거죠

책에서 잠시 언급된 방어적 민주주의가 악용된 대표적 사례일겁니다. 민주주의가 성숙치 못한 국가에서 상대방을 탄압하기 위한 무기였습니다. 공산당 잡아내는데 민주주의를 방어해야 한다는 것 만큼 강력한 무기가 어딨겠습니까

헌법조항에 나와있는 그 아름답고 숭고한 가치, 언어들에 대해 헌법 언저리에서 감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