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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작품은 웹툰임을 밝히고 시작합니다. 

책이 아니라서 나도 여기에 올려도 되나 애매한가 잠시 고민을 했으니, 아닌 거 같다면 첫줄 보고 알아서 잘라주길.



아티스트 웹툰 이미지 검색결과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만화는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다. 주 인물은 세 종류의 예술가들로, 각각 다른 종류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경수는 부패하고 무능력한 화가다. 국가 주최 사업에서 한 자리를 맡기 위해 공작을 하고 남을 깔아뭉개서 자신을 추켜세우려 한다. 종섭은 '타락'한 음악가이자 작가다. 음악을 내려놓고 가벼운 산문집들로 유명해졌다가 그 유명세에 휘둘리고 그대로 깔려버려 아무 작품도 내지 못한다. 득녕은 고집 센 순수문학가다. 끝까지 자기 길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경멸한다.



다만 득녕에 대한 험담은 더 하지 않겠다. 그야말로 이 웹툰에서 제시하는 이상적인 예술가의 모습이니까. 또한, 아마 이 웹툰을 보는 사람이라면 득녕의 마음가짐으로부터 흠보다는 매력을 더 많이 느끼지 않을까. 이 만화는 홍상수의 영화처럼 예술가와 지식인들의 문제 많은 모습을 그대로 여과 없이 (어쩌면 조금 증폭까지 해가면서) 보여준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거나, 둘을 대조시키는 효과가 아닐까. 물론, 가장 큰 효과는 이렇게 인물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인상을 줘서 득녕이라는 인물을 더 인상 깊게 느끼게끔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상술했듯, 득녕은 저 세 인물 중 자기 길을 끝까지 벗어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다. 두 사람이 잘못된 방법으로 유명세를 타고 돈을 벌고 있을 때 그만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거품이 꺼져갈 때쯤 그는 떠오른다. 다른 두 사람이 현실에서 일으키는 문제에 비해, 득녕이 일으키는 문제는 내게 좋은 인상을 준다. 고집은 고집이지만, 그런 고집이 나쁘다고 도저히 말할 수 없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대중적인 시각과는 또 다른 자기만의-혹은, 요즘은 다소 편견이 잔뜩 묻은 어휘긴 하지만, 엘리트적인-시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세 사람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과 예술가들이 등장하는데, 알 사람들은 알만한 추한 부분들이 드러날 때가 종종 있다. 개인적으론 '음악력 배틀'이라고 마음속으로 이름 지은 부분이 그러했는데, 37화 장례식장에서 나오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다. 무엇을 좋아하냐고 묻기에 소위 안전빵으로 비틀즈 이름을 꺼내고, 자신이 빈수레가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 앨범 커버를 그림까지 그려가며 이야기한다. 실험적인 음악도 좋아하냐고 묻자, 구하기 힘든 아티스트 이름을 말하고, 상대는 몰래 그 이름을 검색해본다. 스노비즘의 안타까움이란. 



후기를 보면 자녀가 예술을 하고 싶어한다면 꼭 이 만화를 보여주라고 말한다. 물론 홍보의 의미를 무시할 수야 없겠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이 만화를 보며 자신의 흠과 세상살이에 대해 생각을 갖겠지만, 일반적 기준과 어느 정도 벗어나는 예술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하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 중 어느 부분이 아집일지, 어느 부분이 지켜나가야 할 것인지, 그리고 그런 모습 중 어느 정도를 덜어내고 더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기회를 줄 것이다. 현실에서의 경험이 이를 대신해줄 순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경험이 딱히 현실에 비해 더 얕지도 않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cGchCEURm4


첨언으로, 실제 아티스트(김오키, 백현진 등)나 건물(신도시, 채널1969 등)이 간간히 나온다. 나는 그 전부를 알아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소위 '힙한' 동네들을 자주 가본 사람들은 대부분을 알아볼지도 모르겠다. 그걸 알아보는 재미 역시 가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