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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쓰기 시작하면 온 몸이 배배꼬인다. 머리는 멍해진다. 무슨 단어를 써야할지 아득하고, 주어 동사와 서술어가 합치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문장과 문장사이에 다리를 놔야하는 강박에 휩싸인다. 그러다가 어느샌가 슬쩍슬쩍 진도가 나간다. 이때에는 입술이 씰룩씰룩 거린다. 혀가 근질거리다가 혀를 오른쪽으로 살짝 빼보기도 한다. 침이 꼴까닥 넘어간다. 글을 쓴다는 것은 머리와 손으로 하는게 아니란 걸 깨닫는다. 

이야! '글은 온몸으로 쓰는 거다.'라고 써야겠다라고 생각한다.


2. 이쯤이면, 꽤나 글을 써본듯 하다. <서서비행>작가 금정연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은 밥먹듯이 읽어도 이 책을 읽으면 저 책을 읽지 못한다. 하루에도 읽을 책이 수십권이 쏟아지는데, 다 읽을 도리가 없다. 따라서 안읽어도 쓸수 있어야 진정한 서평가(인터넷서점 MD)인 셈이다. 그런면에서 작가는 서평에 대해서는 나름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만 하다.



3. 사람들은 다들 남의 것을 훔쳐본다.  파리에는 아메리카노가 없어 카페 알롱제를 먹었다는 페이스북의 옛 애인의 사진을 훔쳐보기도 하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서 검지와 중지로 V를 그린 손등과 등짝이 찍힌 인스타그램 사진을 훔쳐보기도 한다. 독후감을 혼자 찌질거리며 쓰는 나로써는 책으로 나올 정도의 서평을 훔쳐볼수 밖에 없는 것이다.


4. 얼마나 잘쓰면 서평을 책으로 낸단 말인가. 그래 한번 읽어나 보자. 그리고 책 제목 옆에 "강력추천"이라고 떡하니 박혀 있지 않은가.  "강력추천" 마크를 단 것이 전직 인터넷서점 알라딘 MD 의 '前'자  때문이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을 떨치지 않은채, 서평을 더더 읽는다. "강력추천"이 전관예우는 차원에서 붙은 건 아니었다.


5. 틀림없이 글 좀 쓰는 사람이다. 예술을 논할줄 아는 사람이다. 다음글을 보자.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팔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돈을 쓰는 일 말고도 우리가 할수 있다는 일이 있다는 거다. 그것이 바로 예술 아닌가? 상품화된 예술을 말하는 게 아니다. 돈을 벌고 또 쓰는 일과 무관한, 시장과 교환이라는 자본주의의 구조와 무관한 예술이다. 말하자면, 우리 모두가 노동과 소비의 쳇바퀴에서 잠시 벗어나, 종종 예술하고 앉아있기도 하면서 가끔은 예술하고 자빠지기도 하는 것.

예술하기도 앉아있기도 하면서 가끔은 예술하고 자빠지기도 하는 것. 세상이 다 망할거 같고 사람들은 힘들고 내 월급이 월급날 사라지더라도 자빠질 일 쯤은 있어야 하는 법이다. 



6. 이 책의 단점이 있다. 내 yes24의 장바구니의 숫자가 30대였다가 어느새 54를 카운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 책장엔 읽지 않은책이 그 만큼 있고, 크레마 사운드에는 4배쯤 된다. 올해 더이상은 사지 않겠노라고 다짐했겄만, 사람의 "생각은 우리 것이지만 그 결과는 우리 것이 아니라오"기 때문에 책은 늘어만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