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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을 읽고나서 한 생각 // 움베트로 에코의 <장미의 이름> 中 마지막 부분 ´문서 사자실이 추워 손이 곱다. 나는 이제 이 원고를 남기지만, 누구를 위해서 남기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스타트 로사 프리스티나 노미네, 노미나 누다 테네무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 故 움베트로 에코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장미의 이름>은 대략 육백쪽이 넘는 소설이지만 장미에 대한 언급은 단 한번 저 마지막 구절에서 나온다. 사건이 있은 후 수십년이 지난 현재, 젊은이에서 노인이 된 화자 아드소가 지난 날의 사건을 더듬어가며 운을 떼었지만 결국 그가 느낀건 지난 날의 영광과 허망함 그리고 글을 기록하고 있는 자신도 곧 장미처럼 스러져갈 운명임을 알고 유한한 존재임을 느꼈기에 저런 경구를 붙인게 아닐까. 사실 장미의 이름하면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 되기도 하고 중세의 신학 논쟁 어떤 면에서는 기표-기의(시니피앙-시니피에)에 대한 이야기도 뽑아 낼 수 있다는데 애석하게도 나는 아직(ㅡㅡ;) 까지는 그런 심도 있는 독서를 할 깜냥이 되지 못하기에 스스로 무언갈 뽑아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장미의 이름을 재독,삼독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바로 저 위의 경구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유한함을 깨우치게 하는 모든 것은 재로 돌아간다는 불교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죽음을 잊지 말라는 라틴어 경구 '메멘토 모리'가 생각나기도 한다. 정말로 윌리엄의 모델이 된 옥컴사람 윌리엄도 사라져버렸고, 작가가 된 에코 선생도 작년 타계했다. 하지만 그 이름은 진짜 덧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남아있고, 앞으로도 오래 남아있으리라 믿고 싶다. 에코는 다른 에세이에서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을 이야기 했는데 혹여 '장미'에 그런 뜻이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해본다...
+ 원문의 경구는 라틴어로 옮기면 stat rosa pristina nomine nuda,
nomina nuda tenemus이다. 어디서 본 글에서는 본래 roma였던 것을 rosa(장미)로 바꾼 것 이라는데. 로마나 장미나 둘다 환하게 폈다 시들어버렸다는 점에서 roma도 괜찮겠다 싶다.
++ 많은 사람들이 숀 코네리를 제임스 본드 혹은 인디아나 존스 아빠로 기억하지만 나는 윌리엄 수사로 기억할 것이다ㅎ
마지막 문구가 rosa가 아니라 roma였다면 마지막 문장은 괜찮아도 책 제목이 너무...
바꾼 장미가 훨 좋다. 에코찡 그립네
글 진짜 잘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