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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추가로, 가장 예술가다운 사랑이 느껴지는 시 황지우의 뼈아픈 후회도 수록하겠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 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 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어떻게 귀여니가 이런 시에 꽂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사랑은 항상 폐허로 남겨지는 예술가 특유의 사랑이 느껴진다.

실제로 나 또한 누군가를 만나거나 좋아하던 시절, 괜찮게 끝난 적이 없었다.

너무도 현실적인 사랑에 대한 시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추가로, 내 문학의 뿌리를 돌이켜 보자면 서정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실제로 내가 어렸을 적에 백일장에서 상을 타고 가장 좋은 점수를 받던 게 사랑 얘기가 담긴 서정시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나, 이외수 선생님의 소설보다 어쩌면 내 근본에 가까웠던 문학의 장르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한 가지 더 고백한다. 내 첫 일본 아이돌도 AKB48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유튜브에서 우연히 알게 된, 열도의 돌아이 아이돌이라는 내용과 제목을 클릭했다가 알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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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루메루모라는 그룹의 아노였다.

그리고 아노가 유루메루모 멤버들과 함께 불렀던 ‘Only You’가 내 인생 곡이 되었다.






아직까지 그 노래만큼 내게 감동을 준 노래는 몇 년 동안 들어본 적이 없다.

단순히 아이돌의 노래라고 하기엔, 너무나 명곡이었다.

아노. 나는 처음에, 그녀를 사람이 아닌 줄 알았다. 우주에서 건너온 인간과 다른 종류의 생명체가 아닐까 싶었다.

인간이란 존재가, 저렇게 아름다울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노는 분명, 유루메루모에서 하늘색을 담당하듯이, 하늘빛 물만 마시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얼마 후 우연찮게 일본 드라마를 찾아보다가 알게 된 AKB48이라는 또 다른 신세계로 빠져들면서 나는 자연스레 아노와 멀어지고 말았다.

첫사랑과도 같았던 존재는 그렇게 우주 저 너머의 세계로 사라지는 듯했다.

나중에 다시 아노에 대해 찾아보니, 아노는 그룹 유루메루모를 떠났다고 한다.

아마 그녀 또한, 일본의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탄생시킨 수많은 소녀들처럼 졸업 후 자신의 길을 걸어갈 듯하다.

아노는 떠났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다.

Only You를 들을 때만큼은, 그녀는 항상 내 안에 존재하며

나를, 우리들만의 세계로 인도해 준다.

귀여니가 뽑았다는 시들이 이렇게 나를 잊고 지내던 과거들과 사랑들을 다시 조우하게 할 줄은 몰랐다.

책을 읽다가 울먹거린 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

뭔가 한 방 먹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런 귀여니가 밉지만은 않다. 그녀 덕분에, 그녀의 이름을 걸고 엮은 시집 덕분에

이렇게, 다시 사랑이란 감정과 마주할 수 있었으니까.

아노도, 리카짱도, 모에큥도,

오늘 밤이 지나면 평소처럼 잊어버릴지 모르겠지만

다시 내 곁으로, 내 안으로 돌아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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