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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 얘길 한 독갤이 있어 말 나온김에
그런데 어떤 순간, 나중에 가서 반드시 후회하게 될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 때가 있단 말야. 어쩌면 그 순간에도 그랬는지 모르겠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게 두려워. 변화하지도, 진화하지도 않는, 전개도 반전도 없는, 다만 끈질기게 유지되는 생이 있을 뿐이지....... 나는 내 운명의 매듭을 저주 속에서 풀어가고 있는 것 같아

나의 삶은 어느 한순간, 작은 충격에도, 아니, 아무런 충격이 없이도 완전히 무너져내릴 수도 있는 허술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처럼 여겨져. 내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그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것이, 다시 말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 옳을, 이 삶, 그것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인지도 모르겠어. 그 시작에서부터 무산된 이 삶은 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인지도 모르지. 내게 있어 삶이 의미 있었던 것은 그것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한에서였을 뿐이야
이런(읽어본 사람은 짐작할) 대화가 가능한 지인 친구 연인을 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능한 상대가 있다면 자기 자신 정도가 아닐지. '읽힘'을 전제로 하지 않는 스테레오 독백의 대화가 가능한 건 역시나 '나'밖에 없다 아니면 반 미치광이거나. 그렇다고 터무니 없는 대화들은 아니고.
2012년 당시 동인문학상 등 다수의 수상으로 받은 상금이 데뷔 후 약 16년 간 써낸 작품 인세의 5배를 훌쩍 넘긴 금액이었으니 그간 그의 작품이 얼마나 읽히지 않았는지 지독한 일부 독자들만이 찾아 읽는지 짐작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더욱 안읽히고 사라져간 작가들도 부지기수지만.

하품을 하면 졸립고 졸리면 잠이 온다. 잠은 무의식으로 빠져드는 길. 무의식에서 나는 무슨 말을 내뱉나. 타자 없는 그 세계에서 하는 말들은 뻔히 지켜보는걸 아는 세계의 말, 뻔하게 보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다시 의식으로 돌아와 하필 '동물원(사람이 아닌)' 한적한 벤치, 언젠가 함께 수상한 일을 도모했던 그를 '우연히' 만나 하는 얘기들. 앞뒤 맥락 없고 대답이 없어도 그만인 독백들의 대화들. 작가의 말에서 처럼 이것은 '허물고' 있는 이야기다. 뭔가를 쌓고 나아가는게 아닌 허물고 허물어 허무와 공허에 다다르려는 퇴행의 지루한 한나절의 하품 같은 소설. 하품은 나오지만 완전한 잠에 빠지지도 바짝차린 정신도 아닌 그 몽롱하고 어중간한 사이에서 떠도는 말들이다,라는 지극히 자의적 자뻑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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