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어떤 사람이 민중과 귀족이 서로 언성 높여 싸우고, 거리로 뛰쳐나오고, 철시(撤市)를 하고, 모든 평민이 로마를 버리고 떠나는 것을 보고는(전후 맥락 없이 이러한 모습만 책에서 읽는 사람은 무서워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방식은 너무 이상하고 야만적이라고 단언한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모든 나라는, 특히 중대한 사안에 있어서 민중의 참여를 원하는 모든 나라는 민중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표출할 통로가 꼭 필요하다고 답변해줄 것이다. 무엇보다 로마가 이러한 통로를 가지고 있었는데, 민중이 어떤 법률을 원하는 경우, 그들은 앞서 말한 방식(즉, 소리를 지르고, 거리로 뛰쳐나오고, 철시를 하는 등)을 택하거나 전쟁 참여 거부의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이들을 달래려면 이들을 만족시킬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자유로운 민중의 요구는 자유에 해로운 경우가 거의 없는데, 그러한 요구는 실제의 억압에 대한 반발이나 억압받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생각이 잘못된 오해에서 나온 것일 수 있는데, 이 경우 치유책이 있다. 그것은 공공 회의인데, 이 자리에서 훌륭한 사람이 일어나 연설을 통해 민중에게 어떻게 그것이 잘못된 생각인지 설명해줄 수 있다. 그리고 키케로가 말하듯, 민중은 비록 무식하더라도 진실을 파악할 능력이 있으며, 믿을 만한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해주면 쉽게 수긍한다.
-《로마사 논고》, I, 4, 마키아벨리
로마 인을 연구하는 사람은 4백 년 동안 로마 인이 왕이라는 호칭을 아주 싫어했고 고향 도시의 영광과 안녕을 열정적으로 사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또 로마의 역사에서 로마 인들이 이 두 가지(왕정에 대한 증오와 공화정에 대한 사랑)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많은 사례들을 발견한다. 만약 누군가가 로마 군중이 스키피오에게 내보인 배은망덕에 대해서 거론한다면, 나는 이 주제에 관련하여 위에서 개진한 논증을 가지고 답변을 삼으려 한다. 나는 위에서 군중은 군주보다 덜 배은망덕하다고 누누이 말했던 것이다. 또 신중함과 안정성에 대해서도, 인민이 군주보다 더 신중하고, 더 안정적이고, 더 잘 판단을 내린다고 말하고 싶다. 인민의 목소리를 하느님의 목소리에 비유하는 것은 결코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인민의 의견은 그 예측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그래서 인민은 어떤 신비한 힘의 지원을 받아 그 자신의 좋은 운명과 나쁜 운명을 미리 예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판단을 내리는 데에도 인민은 탁월하다. 그들은 똑같은 능력을 가진 연설자가 서로 다른 편을 위해 찬반 연설을 하는 것을 들으면, 거의 언제나 그중에서 제일 좋은 의견을 선택하며 또 그들이 듣는 연설의 진실을 곧바로 알아본다. 인민이 이렇게 하지 않은 적은 거의 없다. 물론 진정한 용기와 외면적 유용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민도 실수를 한다. 그러나 이에 비하여 군주는 그의 흥분 때문에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에 인민들에 비하여 실수의 빈도가 훨씬 높다. 행정관을 선출하는 데에도 인민은 군주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한다. 타락한 습관을 가진 악명 높은 인사를 공직에 추천할 때, 인민은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반면에 군주는 아주 손쉽게 그것도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그런 부패한 인사의 임명에 동의한다. 인민은 어떤 것을 싫어하면 몇 백 년이 흘러가도 동일한 의견을 유지하는 데 비하여 군주는 그렇지가 못하다. 이 두 가지 사항에 대하여 로마 인들은 아주 훌륭한 증인이다. 4백 년 동안 4백 번에 달하는 집정관과 호민관의 선거가 있었지만 로마 인들이 나중에 후회한 선택은 불과 네 번 미만이다.
내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로마 인은 왕이라는 직위를 너무나 싫어했다. 그래서 어떤 시민이 아무리 큰 공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그걸 빌미로 왕위에 오르려 하는 자에게는 정당한 징벌을 내렸다. 이외에도 인민이 권력을 잡고 있는 도시들은 엄청난 정벌전을 재빨리 감행할 수 있으며 늘 군주의 통치 아래 있었던 도시들보다 더 위대한 정복전을 성사시킬 수 있다. 가령 왕들을 쫓아낸 후의 로마와, 페이시스트라토스로부터 자유롭게 된 아테네가 그러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인민에 의한 정부가 군주에 의한 정부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위에서 혹은 다른 곳에서 인용된 역사가들의 논평을 가지고 나의 이런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삼지 말기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가 인민들 치하의 무질서와 군주 치하의 무질서, 인민들 치하의 영광과 군주 치하의 영광을 모두 검토해 본다면, 선량함에선 인민이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로마사 논고》, I, 58, 마키아벨리
로마사 논고가 마키아벨리 책 중 진국이라더만. 안땡겨도 서문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로마사 논고》는 리비우스의 《로마사》에 대해 마키아벨리가 끄적인거임. 그런데 진짜 코미디가 뭐냐하면, 로마사 논고는 한국어판이 있는데 리비우스 로마사는 아직 한국어판 완결이 안나왔다는거임. 비유하자면, 해설서는 번역됐는데 본문이 번역덜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권.... 곧 내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