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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사상에 바탕을 두고 쓰여진 기존의 중국사를 부정하며 몽골로 대표되는 유목 민족과 유라시아 문명의 관점에서 중국사를 다시 논하고 있다.
저자 양하이잉(楊海英)은 오르도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몽골계 일본인이다. 중국인 유학생 신분으로 일본에 귀화하여 현재는 일본 국립대의 인문사회대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저자는 중국 문명을 그 기원부터 부정하고 있다. 중국 문명은 화북과 화중으로 불리는 중원에만 머무르던 지역 문명이며, 세계와 교류하며 세계사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기에 세계적인 문명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족이라는 민족은 고대에 단종(斷種)되었고, 진나라와 수나라, 당나라는 북방 민족이 창건한 국가이며 송나라는 중국의 일개 지방 정권에 불과했다고 주장한다. 그야말로 중국사에 대한 전면적인 반박인 것이다.
결론에 이르러서 저자는 ‘한족 중심주의 - 중화사상’을 근원적인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한족의 버팀목이자 족쇄이기도 한 이 중화사상이 중국인의 콤플렉스로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늘렸다 줄였다 하는 극단적인 자기중심적 사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화사상이 주변 민족인 위구르, 티베트, 몽골족, 한민족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으니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역사의 보복을 받을 것이라고 하며 책은 끝이 난다.
이 책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저자가 지나치게 적대적이고 편향적인 시선으로 중국사와 중국 문명을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한족의 터전으로서의 ‘지나’라고 지칭하는 등 다소 황당한 용어의 선택에서부터 중국사 전반에 걸쳐 전혀 설득력 없는 논리로 자신의 배타적인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 마치 일본인이 오늘날의 국가인 한국을 두고 조선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저자가 근거로 제시하는 논리와 논문 역시 개그가 아닐 수 없다. 근거의 대부분이 일본 제국주의 시절 보급된 사관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일본인이기 때문일까? 일본의 서점에는 아예 혐한(嫌韓) 전문 코너가 있을 정도로 혐한 정서가 유행하고 있다. 그렇듯 혐중 역시 혐한과 같은 이치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자긍심이 땅에 떨어진 일본 내부의 심리에서 볼 때 주변국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쏟아내는 것은 괜찮은 돈벌이 수단이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웠다. 유목민의 생태와 중국과의 관계에 관련한 내용이 있어 대강으로 알던 지식을 보충할 수도 있었고, 중국사에 대한 색다른 의견을 접하게 되어 내심 반갑기도 하였다. 극단적으로 서술된 것이 문제이긴 하나,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동북공정과 남해 구단선(南海九段線)을 비롯하여 극단적인 역사관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이러한 시도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는 느낀다.
글을 마치며, 중국은 세계 최강을 표방하며 대국 굴기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중화사상으로 인해 비롯된 내부의 문제를 해소하지 않은 채 꽁꽁 숨기기만 해서는 결코 대국이 될 수 없다. 대국이란 문화의 힘이 결집되어야만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국이 진정한 대국으로 발돋움하려면, 끊임없이 아우성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몽골 자치구 우란하오터(울란홋) 시에 있는 청지쓰한(징기스 칸) 동상
세계사에 큰 변화를 안 줬다니 신기한 주장이구만
흥미 돋네..고정관념을 의심하고 있던 마당에..참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