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병에 걸린 베토벤은 월터 스코트의 한 소설을 읽다가 "이 작자는 돈 때문에 쓰고 있군"이라고 말하면서 책을 내팽개쳤는데, 그 베토벤이 시장에 대한 극단적 거부를 내용으로 하는 그의 마지막 작품 현악사중주곡을 매각하는 데서 보여준 노련하고 완고한 사업가적 풍모는, 시민 예술에서 시장과 자율성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라는 사실을 부여주는 좋은 예다. 그러한 모순을 베토벤처럼 창작 과정 속에서 충분히 의식하고 작품 속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그러한 모순을 은폐하려 드는 작품은 바로 이데올로기에 떨어진다. 베토벤은 동전 몇 닢을 잃은 분노를 즉흥적으로 음악을 통해 나타냈으며, 세계의 압력을 스스로의 내부로 끌어들임으로써 심미적으로 지양시켜야 한다는 형이상학적 당위를 월급을 요구하는 가정부로부터 이끌어냈다.'

계몽의 변증법 문화산업론 비판 쪽에 나오는 구절인데

오늘날 시장과 예술을 순진하게 대립시키는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구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