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ㅎㅇ 이번에도 예전에...아니 최근에 쓴 리뷰 가져옴. 이거 말고도 한두 개 정도 더 가져오긴 할 거야.


원문 링크


p.s. 근데 셀프 신상털기는 어디까지 허용되는 거냐? 머 과제 땜에 읽었다- 이정돈 괜찮은 정도임??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0fa11d028310c0dd27a92083f8186361ad12cebc0caa31edb47bab28db78a02655ca65b24471a03a2fce1cf74297052e3f3c79adc0d56

어쩔 수 없이 읽은 거에 가까운 건데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읽어서 리뷰하는 게 쫌 많을 듯



소설쓰기를 시작한 네게,

소설 쓰는 것이 막막한 네게,

많고 많은 작문서 중에 뭘 고를지 헤매는 네게,

어쩔 수 없이 읽었지만 추천해.

한줄 요약

몇 년 헤딩해서 깨달을 걸 돈 주고 사서 체화시키자.

-

여기서 쓰인 독작술이란 단어는 獨作術이라 해서 홀로 쓰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讀作述 읽고 쓰는 과정이라고 언어유희를 하고 있어. 어찌됐건 '스승님'이 없거나, '문창과' 혹은 '한국어문학과'가 아닌 사람들이 소설을 쓸 때 개념이나 이론과 관련한 학습이 전무해서 막막할 때...... 그럴 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어느 작법서든 안 그러겠냐만은.

다른 작법서는 웬만큼 읽지 않아서 비교해줄 순 없지만, 일단 이 작법서의 특징을 얘기해보도록 할게. 작법서 자체의 특징일 수도 있는데 그런 걸로 태클 거는 섭섭한 일은 하지 않도록 하자.

1. 크게 두 개, 그리고 자잘하고 잡다하게.

이 작법서는 총 4부로 구성돼 있지만, 실상 1부와 2부, 그리고 떨이 3부와 예시문 4부로 나눌 수 있어.

1부와 2부에선 각각 하나의 주제, 곧 플롯과 화자(&시점)를, 3부에선 이 둘 외에 나머지를 다루고, 4부는 저자의 단편과 후기겸 해설이 달려 있어.

구성 자체로는 깔끔하다고 할 수 있겠지? 작법서마다 강조하는 게 다 다르긴 해도, '단편소설'이라는 제한된 범주 내에서 '플롯'과 '화자(&시점)'을 주요하게 다루기만 해도 어지간한 건 다 했으니 말이야. 그리고 나머지는 3부에서 짤막하게 다 언급하고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도 없어.

1부~3부에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4부의 단편 하나를 직접 읽어보며 내용을 다시 정리해볼 수 있고, 마지막엔 언급된 단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찾아보기 코너(...)가 마련돼 있어 나름 완전체(?)라고 부를 수 있지. 사실 완전체라고 부를 만한 이유는 이런 구성보다는 다음에 말할 특징에 있어.

2. 정말 많고 친절한 예문.

예문이 진짜 많아. 얼마나 많냐면, 책의 1/5, 과장되게 말하면 1/4는 예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그런데 쓸데없이 예문에 분량을 할애했느냐, 전혀 아냐. 이 책은 1부부터 3부까지가 180쪽 가량 되고, 전체 분량은 231쪽이야. 대충 어림잡아도 45쪽 정도가 예문인 셈인데, 읽다보면 예문이 너무 많다기보다는, 정말 적절하게 예문들을 잘 뽑아냈다는 생각만 들어. 솔직히 작법서에 예문이 없으면 이론서적이지ㅋㅋ

어떤 개념을 설명하고 그 개념을 잘 보여주는 예시를 드는가 반면, 먼저 예시부터 보여주고 그걸 통해 개념을 설명하기도 해. 쉽게 말하자면 예시와 예문, 곧 '예'를 아주 잘 들고 있어. 개념서, 이론서가 아닌 실질적인 '작법서'로 기능하게 만들고, 이 책이 '완전체'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주요한 특징이야.

물론 여기 나온 예시만으로는 이 책에 나온 모든 걸 완전히 배울 수 있는 건 아냐. 하지만 이미 이정도로 충분해. 그 이상은 작문하는 당사자가 노력해야 될 일이지. 오히려 작법서 주제에 본 내용은 180쪽 가량 되는 게 더 놀라울 따름이야. 그 잡다하게 모여서 짧게 다뤄진 3부에서조차 예문 없는 파트가 없을 정도이니 말이지ㅋㅋ

박덕규 작가의 노련함과 성실함, 그리고 친절함까지 볼 수 있으니 아마 과제 때문에 보는 게 아니라면 감동에 눈물이 나올 수도 있다.

3. 혹시 어렵나요? 네? 이게 어렵다고요?!

이 책을 A4 10쪽 내외로 요약했는데, 1부부터 3부까지의 핵심 문장들을 추려서 정리해봤어. 문장 갯수는 별 상관이 없으니 넘어가더라도 문장만 뽑아놓고 보니 6쪽 꽉 채웠더라. 180쪽이 6쪽으로 채워진다는 건 어마어마한 거야. 선택과 집중이 굉장히 잘 돼있다고 볼 수 있겠지.

심지어 6쪽의 절반은 3부의 잡다한 내용들 때문이지, 1부와 2부가 120쪽 가량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핵심 문장만 추리면 3쪽밖에 안 나와. 1/40 수준의 압축 수준은 2번의 예문들 덕도 있지만, 그만큼 핵심적인 내용을 잘 설명했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지. 읽으면서 어려운 단어를 기피하고 쉽게 얘기하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고.

즉, 이미 독서에 능통하거나 소설 쓰는데 많은 깨달음을 얻은 숙련자들에게는 얻어가는 게 없을지도 몰라. 그런 사람들이 아닌 독서가 아직 미숙하고, 소설을 막 쓰기 시작한 초보자들에겐 이 책만큼 친절한 책 찾기가 쉽진 않을 거야. 애초에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이기도 했고. 혼자 쓰는 법이니까, 맨땅에 헤딩하지 말라고 쿠션 깔아주는 격이랄까.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이 책은 문학적 소양과 깊이와 무관한 소설을 창작하는데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일단 전제 자체가 '습작생' 곧 '소설가 지망생'이고, 지망생이 가리키는 소설가는 '문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문학을 한다는 인식이 없으면 이 책이 쉬운 것과 별개로, 전제와 태도가 조금 거북하게, 무겁게 다가올 수 있어. 장르 소설을 원한다면 얻어가는 게 생각보다 없을걸.

몇 가지를 꼽자면, '작은 편린의 조각으로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 '화자의 일관성을 놓친다면 소설이 성공하기 힘들어진다' / '화자의 설정은 기술 행위의 축을 세우는 것이기에 화자에 대한 고민과 답에 따른 설정으로 그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등...... 그냥 2차 창작이나 팬픽, 혹은 자기만족으로만 쓰고자 한다면 이런 내용들이 '아 난 그렇게 딱히 하고싶지 않은데'란 마음이 들 수 있어.

그냥 쿨하게 넘겨주길 바라. 그런 마음가짐까지 고려해가며 작법서를 쓰면 쓸 수 있는 게 극히 적어지니 말이야. 그리고 안 그래도 이 작법서에선 현대인들이 전문성 안 갖추고 쓰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는데, 까는 어조는 아니지만 솔직히 이 문장의 산증인인 내가 존재해서(...) 까는 것처럼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


대충 정리하면 이정도야. 근데 책값이 230쪽인데 15,000원이라......ㅎ 뭐, 깨달음의 비용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싼값이지. 난 여기 있는 내용들을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쓰면서 배우고 깨닫는데 6년 가까이 걸렸어. 따지면 4, 5년에 가깝겠다만, 그 시간을 겨우 2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사서 체화시킨다고 생각하면 무진장 이득 보는 거겠지. 일단 꾸준히 써야 이득 본다는 건 변하지 않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