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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

(…)

사랑의 역사는 그 후에나 시작되었다. 그녀의 몸에서 열이 나는 바람에, 그는 다른 여자들에게 그랬듯이 그녀를 돌려보낼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자 불현듯 그녀가 바구니에 넣어져 물에 떠내려와 그에게 보내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은유가 위험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 대목을 다시 내 손가락으로 옮겨 적으면서 새삼 느끼는 게, 작가는 영 새로운 착상을 빚어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경험을 직관적으로 잘 와닿게 풀어쓰는 능력이 참 뛰어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