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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민들레영토인지 민들레토기인지 하는 카페에 무슨 정모를 나간 적이 있다.


문학도+음악도들이 여럿 모인 자리라서 예술, 문화에 대한 대화들이 오고 갔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당시 그 카페 직원들이 저 사진하고 같은지 헷갈리지만, 아무튼 빨간색 유니폼 같은 걸 맞춰 입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던 중 점원을 불러서 뭐 달라고 해야 하는데


점원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복장도 복장이고 해서 나도 모르게


메이드! 저기 메이드! 저쪽에 메이드 있어요! 메이드!!

 

라고 외쳤다.


함께 정모를 온 분들이 쟤 또 저런다 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고


분명 내 목소리를 들었을 젊은 누님 직원들께선 당황했는지 아예 쳐다도 안 봐줬다.


(나중에  다른 사람이 정상적으로 더 작은 목소리로 불렀을 땐 와 준 걸 보니 내 말을 무시했을 확율이 합리적으로 높아 보인다)


지금처럼 SNS가 발달한 시대에 저질렀다면 난 분명 멀쩡한 카페에서 메이드를 찾는 키모오타라고 조리돌림을 당했을 거다.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독서를 하러 카페에 가지 않는다.


정모도 나가지 않는다.


쓸데없이 트라우마가 생겼다.


아마 그때 카페 안 구석에 책들이 몇 권 꽂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책들이 나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단체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지금도 든다.


결론은 멀쩡한 카페에 가서 메이드를 찾지 말자.


조용히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대화 나누고 책만 읽다가 오자.




추가: 야, 솔직히 사진 속 의상 보면 진짜 메이드 느낌 나지 않냐?


더 추가한 책얘기: 오타쿠 문화사 분량도 짧고 재밌긴 한데 의외로 금방금방 읽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