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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느 의사가 나한테 들려 준 것과 똑같은 얘기로군요. 하긴 꽤 오래 전의 얘기이긴 합니다만” 하고 장로는 말했다.

“그는 꽤 나이가 지긋한 현명한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이 당신과 똑같은 얘기를 솔직히 털어놓은 적이 있었답니다. 물론 농담삼아 한 말이긴 했지만 가슴 아픈 농담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말은, ‘나는 인류를 사랑하지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인류 전체를 사랑하면 할수록 개개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 때문이다. 공상 속에서는 곧잘 인류에의 봉사에 대해 열렬한 생각을 품기도 하고 만일 어떤 기회에 갑자기 그럴 필요가 생긴다면 인류를 위해 정말 십자가라도 짊어질 듯한 심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어떤 사람하고든지 단 이틀도 한방에서 같이 지낼 수가 없다. 이건 실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누구든지 내 옆으로 다가오기만 하면 곧 그 개성이 나의 자존심과 자유를 압박한다. 그래도 곧 그에게 증오를 느끼게 된다. 어떤 사람은 식사를 너무 오래한다고 해서, 또 어떤 사람은 감기에 걸려 연방 코를 풀고 있다고 해서 증오를 느낀다. 즉 나는 어떤 사람이 조금이라도 나를 건드리기만 하면 곧 그의 적이 되어 버린다. 그 대신에 개개의 인간에 대한 증오가 심하면 심할수록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은 더욱더 열렬해진다.’ ㅡ 대개 이런 이야기였습니다만.”

P94 
인류애와 실천적 선행에 관해
리자의 부모와 장로의 대화중

장로께서는 그렇다고 합니다.

까라마조프 읽으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