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하고 이기적인, 거기에 늙기까지한 중년 남자의 내면을

온갖 문학적 장치들로 조롱하고 비웃으면서도

그렇게 조롱하고 비웃는 저자 자신도 냉담하고 이기적이고 늙은 중년의 백인 남자라는 자조도 묻어나오고

특히 데이비드 루리가 루시 루리한테 백인들의 나라로 떠나자고 권유하는데

쿳시 본인이 실제로도 호주로 간 거 생각하면 이것도 묘함....


루시 루리의 선택도 굉장히 양면적인데

그건 어떤 면에서 보면 권력에 대한 순응이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재난과 고통까지도 삶의 일부이고, 그래서 그걸 사랑하겠다는 태도니까

그 양면성을 인식하면서도 그런 삶에 태도에 대해 불가해함을 느끼는 데이비드 루리의 시선 같은 것들...


그러니까 이런 요소들이 언제나

애매하고 모호하게 제시되다보니

지독할 정도로 소위 '신좌파적인' 얘기를 하는 작품인데도

단면적으로 읽으면 불쾌감만 남는 뭐 그런... 그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