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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루 오늘 내로 3번째 작품까진 읽고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읽을게. 어차피 과제 땜에 열심히 읽어야 되지만. 어쨌건 어느 작품 감상이나 스포일러가 조지니까 스포를 피하고 싶다면 뒤로가기를 누르도록......
순서는(링크 첨부 예정임)
오물자의 출현(강화길) <- 링크 첨부됨
기괴의 탄생(김금희)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김사과)
신세이다이 가옥(박민정)
동경 너머 하와이(박상영)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백수린)
밤이 지나면(손보미)
남은 기억(윤성희)
버킷(윤이형)
내일의 연인들(정영수)
보내는 이(최은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이러함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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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으...으음...... 으으으으음.......
일단 앞서 본 오물자의 출현보단 훨씬 읽을만 했어. 4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첫 챕터의 묘사들이 넘 마음에 들었음. 기본적으로 '나(윤령)'가 '선생님' 그리고 '리애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이야기야. '선생님'을 만나러 가면서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해.
시점이 주인공인지 관찰자인지 되게 애매할 정도로 '선생님'에 관한 얘기가 많아. 초반 두 챕터는 아예 '나'와 선생님에 관한 얘기라서 그냥 관찰자 시점, 혹은 화자를 '나'로 설정한 투톱인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 3챕터엔 '나'와 1챕터에 잠깐 나온 리애씨와의 이야기가 얽혀 있고, 4챕터엔 그 둘이 같이 엮이면서 제목의 의미가 설명돼.
근데 결론적으로 내 감상은 한줄 요약에 적어놨듯(추후에 다시 3줄 요약 할 거지만) 뭐랄까, 굉장히 애매하단 느낌을 많이 받아.
인물을 좀 더 따져야 될 것 같아. 이건 서사에서 주제가 나온다기 보다는, 인물들을 통해 비추는 게 더 많았거든.
작중에 단연코 비중이 원톱으로 많은 '선생님'은 피아니스트이자 서울 중위권 대학(표현을 빌리자면 들어가면 재수하고 싶어지는 서울 대학)의 교수야. '나'는 그런 선생님의 조교 생활을 했었던 애제자였고. 그런 선생님은 젊은 무용과 대학원생과 결혼하더니, 나중에 이혼을 해. 그리고 작중 초반 시점이 바로 이혼한 선생님의 소식을 듣고 찾아가는 것이었고.
그런데 이 젊은 무용과 대학원생이 핸냄이었나봐. 경구피임약에 왁싱까지...... 그런데도 선생님은 끌려다니기만 하고, 사랑하기만 하고... 이혼을 했지만 '나'에게서 얘기를 들은 '리애씨'가 "더 많이 사랑한 쪽이 약자"라면서 선생님을 약자라 말하고, 어느새 선생님에 관해 험담을 늘여놓은 '나'에게 "그건 선생님이 약자니까 그런 거야."라고 일침을 놔. 이 대목에서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의 혐오의 논리가 적용됐음을 알 수 있지. "약자에 대한 혐오"말이야. 그것과는 별개로 "직접 말하지 않으면 결국 미워하게 된다."라는 말도 있었는데 이게 더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작중에서 크게 다뤄지진 않아.
어쨌건 선생님은 완벽히 약자 포지션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그런 스스로의 상태를 딱히 부정하지 않는 존재야. 오히려 선생님보다 더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나'에 비해 초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물론 그것도 머지 않아 우울증을 처방을 받았다는 점에서 부질없는 평가였지만. 한마디로 '순종적인' 여성 모델인 셈이지.
리애씨는 미국에 갔다가 돌아온 케이스야. 떠날 땐 다신 이곳을 보고 싶지 않아서 떠났는데, 돌아올 땐 촛불시위를 보고 여기서 다시 살 수 있겠다 싶어 돌아온 셈이지. 당시 정국을 알지도 못했으면서 그걸 보고 여기서 살 수 있겠다 싶어서 왔다고 해. 뭐랄까, 이 부분을 읽을 땐 괜스레 작가 성향이 비춰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솔직히 좀 별로였어. 내가 정치에 환멸적인 건 아니지만, 차라리 이 부분은 뿌렷하게 주관을 드러내주면 인물성이 더 살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아니라 너무 간질이는 느낌이었어.
리애씨는 병약한 사회학자 남편 '미스타 리'를 뒀다가 이혼한 케이스인데, 남편과 20년 동안 섹스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혐오에 빠졌었다고 해. 뭐 이건 일단 나중으로 미뤄두고, 또 독서회에 활동한 적이 있는데, 거기 있는 여성 회원들이 '모두'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묘사하고 있어. 아예 소설 묘사를 떼어오자면,
리애 씨는 학생운동의 전통이 있는 독서회에서 활동했는데, 그곳의 여자 선배들이 얼마나 투철한 신념과 의식을 지녔든 간에 결혼 후에는 대개 비슷비슷한 불행에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상한 얘기이지만 남편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란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남편의 폭력을 피해 과 학생회장이었던 선배가 리애 씨 집에서 자고 간 다음 날, 혁명의 날이 오더라도 거기에 여자들의 자리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는 노동자보다도, 노예보다도, 제3세계 식민지인들보다도 더 늦게, 어쩌면 영영 해방되지 못하겠구나. -기괴의 탄생(김금희)
거부감이 둘째 치는 건 별개로, 이걸 리애 씨 입장에서 서술되는 게 아니라 '나'가 그걸 전해 듣는 입장이라서 거부감이 쵸큼은 덜하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작가는 둘째쳐도 리애씨는 피해망상이 틀림없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리애씨는 자기혐오에 빠지면서도 남편을 사랑했는데, 남편이 병세가 심해지면서 남편이 먼저 이혼하자고 했고, 남편이 설득해서 이혼을 하게 돼. 리애씨는 남편을 사랑했다고 하고. 아이러니한 건 '나'가 나중에 따로 조사해보니 리애씨가 남편의 살해 음모론이 있었다는 점 정도? 물론 이건 진짜 음모론처럼 깊게 다뤄지지도 않고, 딱히 비중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밝혀지는 건 아냐.
그리고 '나'는 아직 결혼 안 했고, 선생님을 향한 마음이 너무 각별하고 애틋하고... 리애씨랑은 친하게 지내다가 음모론 하나 접하고 헬쓰 끊고... 뭐 암튼 그래. '나'는 사실상 주인공의 역할보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발굴해내는 관찰자 역할에 더 가깝지.
중요한 건 두 주인공(선생님과 리애씨)은 세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1. 이혼함
2. 이혼 사유가 남편에게 있음
3. 그래도 남편을 사랑함
이거야. 그리고 선생님은 명백히 약자로 묘사됐고, 리애씨도 하등 다를 바는 없다고 봐.(가정폭력은 안 당했단 점에서 사실 리애씨는 덜하긴 함) 그리고 그걸 전부 '나'가 지켜보고 듣고 그러는 거고. 특히 '나'는 리애씨에게 선생님 얘기를 다 털어놨는데, 이게 마지막 챕터에서 선생님과 리애씨가 만나는 것을 '나'가 묘하게 두려워하는 장면과 연결이 돼. 동시에 뜬금없이 등장한 아-티스토 돈수의 작품 '기괴의 탄생'이 나오고. 사실 아-티스토 돈수는 4챕터에 새로운 사건을 만들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결과적으로는 선생님과 리애씨가 만나서 '나'를 떠나 둘이만 같이 가버리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그 바로 이전에 상영된 '기괴의 탄생'이라는 돈수의 영상이 작품의 핵심이라는 생각이야.
결국 '기괴의 탄생'이라는 건, 3가지 공통점을 가진 두 여자(선생님, 리애씨)의 만남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해. '기괴'하다고 보는 거지. 2번의 이유가 있음에도 3번을 하니까.
물론 나는 읽으면서 "축의금으로 얼마나 뜯겼으면 이런 소설을 다 썼을까"란 생각이 들었음. 결혼에 대해 안 좋은 면만 부각시키고 여자들을 마치 그저 사랑할 뿐인데 남자들이 잘못한 것처럼, 그리고 그런 것들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다른 여자들의 존재- 뭐 이런 식으로만 표현하니까...... 딱히 좋은 기분은 안 들더라.
대신에 묘사 자체는 나쁘지 않아. 전편 조울증 크리가 너무 쎘는지 문장 자체는 선녀 같더라. 최소한 '나'의 감정이 어떤 건지는 이해가 됐어. 마지막은 좀 애매했지만. 그리고 이런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당사자들의 이야기로 직접 풀어내지 않고 '나'라는 제3자를 통해 표현한 점도 거부감이 덜한 요인으로 작용했고...... 그래도 단편으로서 완성도는 오물자의 출현보다 높은 것 같아.
오물자의 출현보다 안 좋은 점이라면 작가의 생각이 지나치게 선명하게 보인다는 점 정도가 있을 듯.
세줄요약
1. 밍밍하고 잔잔한 전개, 할 말 많은 인물로 주제를 전달해 승부를 본 소설
2. 결혼, 특히 남편들은 죄다 나쁜 놈이다 이거야~
3. 결혼하지마?
금희언니 좋아
문장은 좋던데 뭔가 뚜렷한 갈등 전개가 없어서 밍밍하긴 하더라
ㄳㄳ
김금희도 이런 걸 쓰네..
난 이걸로 첨 접한 작간데 어떤 소설 썼었음?
나도 단편 한두개랑 소설집 하나 읽어본 게 다이긴한데 제일 메이저한 작가중 하나라고 알고 있어. 이렇게 요즘 추세처럼 비혼 때려박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ㅜㅜ 너무 한낮의 연애나 조중균의 세계가 제일 유명하고 좋아. 추천함. 이 글이랑은 좀 다른 느낌
내가 김금희 다른 글들을 안 읽어봐서 그런걸수도 ㅋㅋㅋ
김금희는 밍밍한 맛으로 읽지
쩝 나는 밍밍하면 문장과 내용에 집중하는데 문장은 좋았지만 내용이 아쉬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