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실력은 조금 낮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만은 뛰어난 한 아마추어 학자가 있다고 하자

자신이 쓴 논문을 잡지에 넣고 싶은데 아무도 안도와주고 최후에 딱 하나 남은 어떤 교수로부터 추천사를 받아야 자신이 몇 년 동안 연구한 논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거임

근데 이 교수가 확답은 안하고 계속 도망다니기나 하고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는 거야. 열정 많은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이토록 악랄한 사람이 없겠지.

보통 소설이라면 이 아마추어 학자 입장에서 서술하며 그가 가진 학문에 대한 열정, 능력 없으면 대우받지 못하는 기계적인 사회, 누군가의 노력이 비웃음 당하는 현실 등등을 그려내겠지.




근데 그런 사람이 쿤데라 소설에서는 아주 개새끼로 나온다. 눈치없고 능력없는 멍청한 놈으로. 처음 읽을 땐 몰랐는데 재독할 때 왤케 좆같지? 아 개빡치네 진짜;;

열정이라고 치장된 타인의 행동이 한 사람의 사생활을 개박살 내고 평판에 먹칠을 하고 연인 사이까지 파괴한다면 이 노력하는 자는 얼마나 악랄한 인간인지

소년 만화에서 노력형 캐릭터들이 멋있고 긍정적으로 그려지는데 막상 현실에 존재한다면 얼마나 좆같을지, 그 때문에 요새 들어 노력형 주인공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많이 추락한건지 그런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