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 사회인들의 아픔과 열등감,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것으로 돈을 번다는점

사실상 현대 기업이 하는일이랑 다를게 없다.




기업이 하는일이 뭔가?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공급을 하는것이다.
사람들이 병따개를 필요로 한다면 병따개를 만들어 파는게 기업이 하는 일임.
따라서 기업은 그 시대의 소비자들이 원하는것을 잘 파악해야만 살아남을수 있음.
자계서 작가들은 이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것을 정확히 알고있다.
그게 유용한지 아닌지, 가치있는지 아닌지는 상관 없음.
중요한건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상품을 만들수 있다는것임.
(그리고 사실 현대인들이 원하는건 성공 그 자체보단 성공하지 못해서 생겨난 패배감에대한 위로로 보임. 진지하게 성공하기 위해서 자계서를 읽는사람들도 있겠지만, 힐링하기 위해 읽는사람도 있음. 이런 사람들에게 유용함은 힐링 효과 그 자체임. 목적이 성공이라면, 대부분의 자계서는 쓸모없는 쓰레기겠지만, 목적이 힐링이라면 대부분의 자계서는 매우 훌륭한 상품임. 자계서를 영화나 소설, 놀이공원, 여행같은 엔터테인먼트, 취미활동으로 본다면 이해가 될것임. 사람들은 놀이기구를 타면서 이 놀이기구가 날 얼마나 성공으로 이끌지 따지지 않음. 다만 자계서는 상당수가 명목상이나마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광고하고 있기에 필요이상으로 욕을 먹는것뿐.)





자계서 작가들이 더 대단한부분은 바로 수요를 창출해내고 시장을 개척했다는점임.
사실, 사람들은 더이상 스스로 수요를 만들어내지 않음.
이 시대에 기술과 서비스는, 이미 보통사람이 생각해 낼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음. 우리는 아주 간단한 제품들(치질방석이라든가) 정도를 구상해낼수 있을뿐임. 경제적으로 가치있는 발명이나 서비스는 모두 전문가와 연구집단에서 만들어짐. 우리는 그것들을 예측할수 없고 상상할수도 없어. 애초에 욕구할수조차 없음. 천재들이 컴퓨터라는 물건을 만들어내기 전까진, 아무도 컴퓨터를 욕구하지 않았음. 컴퓨터 비슷한것에대한 상상조차 못했지. 전근대엔 소비자들이 필요와 부족을 느끼고 스스로 발명을 하거나, 자생적인 문물을 만들어냈고, 산업시대엔 자본가들이 그런 수요를 캐치해 상품화하였다면, 현대엔 기업이 의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냄.

예를들어 피쳐폰이 쓰일 당시(대략 2004년정도?), 피처폰에 불편을 느끼는사람은 거의 없었음. 오히려 공중전화나 삐삐를 써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피처폰을 매우 혁신적이고 편리한 물건으로 받아들였을거야.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의 욕구로부터 만들어진 물건이 아님.
우리가 이해할수 없는 첨단과학과 기술로부터 나온 물건임.
우리는 상상도 예측도 욕구도 하지 않은 새로운 편리지.
이미 피쳐폰이란 편리가 있음에도, 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홍보하고, 사람들은 더 큰 편이를 받아들이지.
더이상 우리는 불편때문에 욕구하지 않음. 편리보다 더 큰 편리를 목격하고 그제서야 상대적 불편을 느끼는거지.


현대에 기업은 시장을 주도하고 수요를 통제함. 우리는 기업이 만든 선택지 속에서만 선택할수 있을뿐이지.
그렇기때문에 현대 기업이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수요를 만들어내고 시장을 개척하는 능력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걸 사야만 하는 수십가지 이유를 제시하는거지. 연구소나 대학에서 나온 논문들, 정부 보고서, 티비프로 전문가 출연..




자계서 작가들은 여기에서 순문학이나 교양서 작가들과 차별화된다.
문학이나 과학 책을 쓰는 사람들은 그저 책을 쓰고 사람들이 알아서 사주기만을 바람. (물론 그중에도 시류에 편승해 마케팅을 하거나 애초부터 유행을 읽고 팔릴만한 책을 쓰는 사람들은 있음.)
'최고의 작품을 쓰기만 하면 온세계가 나를 주목할것..' 같은 헛된꿈에 빠져있는거지. 말하자면 주변세상과 인생을 적극적으로 조작하지 않는다는거.

반면 자계서 작가들은 적극적으로 잠재적 수요를 읽고 제품을 만들어 실제 수요를 창출해내. 힐링 문화가 사회적 현상이 되면 힐링에 별 관심 없던 사람들도 자신의 결핍을 느낄수 있게 됨. 문화가 수요를 만드는거지.
시대를,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물건을 만들어 판다. 자계서 작가들을 작가가 아닌 사업가로 보면 그만큼 똑똑한 사람들도 없는거지.
예술성이나 학문적 가치로는 따진다면 모르겠지만, '사고 판다' 라는 게임에서만큼은 자계서 작가들이 더 똑똑한 승리자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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