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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자도 기자도 아닌 생산성/학습 분야의 파워블로거가 쓴 책이다. 실제로 스콧 영은 mit오픈코스웨어를 통해 4년제 컴퓨터과학 학사과정을 1년 만에 마치고 테드에 나가 자신의 학습법을 강연하면서 유명해졌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블로거이고,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딥워크'의 저자 칼 뉴포트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도 저자와 친목하는 자기계발서 작가나 블로거다.

이 책의 주제는 기본적으로 그와 그의 친구들이 실천한 '빠르고 강도 높은 학습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mit학사과정 챌린지 말고도 무작정 외국에 나가 각 나라의 언어만 사용하며 공부하거나, 한 달 동안 보이는대로 그리기를 연습하는 것과 같은 여러 챌린지를 진행했다.

다만 그 스스로 인정하듯 각 챌린지가 언제나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가령 직접 외국 나가서 그 나라 언어 배우기는 이 테드 강연(링크)에 영향받은 것 같은데 강연자도 한 언어를 배우는데 6개월을 제시했건만 그는 무리하게 3개월마다 나라를 옮겨다녔다. 결국 3개국을 거쳐 한국어를 배울 때가 되자 그는 완전히 뻗어버려서 나 강아지 좋아하는데 보신탕 먹자고 해서 힘들었다(링크)는 정도의 회화능력을 갖추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이러한 실패들을 교훈삼아 학습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게 되었는지, 관련 분야의 연구를 꽤 많이 공부하긴 한 모양이다.

참고로 나는 기자와 학자가 같이 쓴 자기개발서를 제일 싫어하는데, 백이면 백 기자가 쓴 뜬구름 잡는 르포식 자기개발서나 학자가 쓴 지리멸렬한 연구 늘어놓는 자기개발서의 단점만 모아놓는 결과를 내놓곤 하기 때문이다. 가령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가 기자인 존 티어니와 함께 쓴 의지력의 재발견만 보더라도 매 챕터 도입부마다 극한 상황에서 초인적인 의지력 발휘한 사람들 얘기하는데 정작 본문에서 늘어놓는 연구들 대부분은 자아고갈, 자이가르닉 효과와 같이 인간 의지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심리적 장애물에 대한 것이라 참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이 책은 기자와 학자가 같이 쓴 책처럼 일화와 연구를 혼합하면서도, 독학으로 유명해진 블로거의 글쓰기 습관인지 서술방식이 무척 간결하고 직설적인 게 특징이다. 스콧 영은 서문에서도 울트라러닝을 실천한 사람들의 일화와 인지과학의 연구 성과를 둘 다 소개하는 게 이 책의 목표라고 말하는데, 다른 책들처럼 각각의 일화와 연구들을 하나하나 충실히 설명하거나 각주를 주렁주렁 달아 참고문헌과 인터뷰의 출처를 늘어놓지 않는다. 언제나 한 가지 법칙이나 개념을 소개하면서도 비슷하지만 다른 여러 개념과 연구들을 같이 설명하며, 이런 법칙과 개념들이 뜬구름잡는 헛소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물론 이런 직설적인 서술은 이 책의 단점이기도 하다. 스콧 영은 어디까지나 각 분야의 필드에서 구른 전문가가 아닌 일개 독학자이고, 이런 경험의 부족을 인지과학과 학습심리학의 개념들을 통해 메꾸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피드백의 시기'에 대한 논란이나 '학습전이'의 문제, 정보처리이론이 고도화되면서 '단기기억'이 '작업기억'으로, '청크'가 '장기작업기억'으로 바뀌는 것과 같이 어려운 학습심리학의 주제들을 적절한 사전설명없이 툭 던져놓고 봉합하는 모습은 이 분야를 공부한 사람에게나 '얘 뭘 좀 아는구나' 싶지 문외한이 보기엔 '그게 뭔데 씹덕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TMI에 불과하다. 물론 그의 설명이 이런 개념들에 의존하진 않지만, 그래도 좀 자기과시적으로 보이는 서술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어쨌든 독학자 답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자기조절학습(자기주도학습)의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학습심리학의 포괄적인 주제를 간결하고 실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찰스 두히그의 1등의 습관(이것도 원제는 패스터 스마터 배터 뭐 그런 거였다.)이나 신박사(웃음)의 완벽한 공부법 같은 책보다는 나아 보인다. 물론 무슨 좋은 자기개발서를 읽든 문외한에게는 지리멸렬하고 뜬구름 잡는 뻔한 얘기로 밖에 안 보인다는 점에선 마찬가지겠지만...

여담이지만 이 책을 읽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직관에 대한 챕터 때문이었다. 그의 구독자 3만명짜리 유투브에서 유일하게 179만 조회수짜리 영상이 파인만의 교수법에 대한 것이었기에, 어느 블로그의 요약만 보고 이 장이 파인만의 일화를 중심으로 직관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일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게 왠걸 저자가 인지편향에 대한 연구를 너무 많이 읽었는지 검증되지 않은 직관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았다. 나는 메타인지 들먹이며 남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은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지식 운운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터라(지식의 저주), 저자의 혼란스러운 설명이 일반인들에게 저런 투박하고 볼품없는 결론으로 받아들여질까 우려스럽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