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2부에서 둘시네아를 실제로 본 돈키호테는


그녀를 몰라본다.


자신의 망상 속 둘시네아와 현실의 둘시네아가 너무도 달라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를 부정해버린다.


간만에 덕질을 하기 위해 내 사랑 고토 모에에 대해 찾아보려던 중


모에 관련 커뮤의 대화를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멀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안의 모에는 프듀48 시절에서 멈춰 있다.


지금의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며 게임 방송을 하는 모에의 팬덤을 따라갈 수 없었다.


내 공허한 빈 자리에, 심연이라고 남들이 부르는 그 자리에 그녀가 존재하는데


현실의 고토 모에라는 그녀를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돈키호테가 둘시네아를 부정한 것도 그 때문인 걸까.


그는 그 대상의 실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세계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가상의 존재를 사랑하는 게 아닐까.


내 덕질 또한 실질적인 그 대상이 아닌 내 망상 속에서 새롭게 재구성된 존재를 사랑하는 게 아닐까.


둘시네아를 몰라본 돈키호테를 처음에는 어처구니 없어 했는데


이제 그의 심정이 이해된다.


자신의 내면을 가득 채운 존재와 변해가는 현실의 존재는 점차 격차가 벌어진다.


나도, 돈키호테도,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그 사랑의 대상이지만 막상 현실을 부정하게 된다.


자신의 자아에게 먹혀버린 존재는 더 이상 현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며 따라가기 힘들어진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93595


고토 모에를 떠올리며 더욱 열심히 책을 읽겠다는 내 새 해를 앞둔 다짐은


그렇게 공허한 외침이 되었고


돈키호테의 죽음처럼 허무하게 잠들어버렸다.


내 독서에, 추가되었던 이유의 의미는 점차 희석되어간다.


자아가 비대해진 나는 모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마저 삼켜버린 채


먼지가 쌓여가는 책장과 함께 나 자신만이 남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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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책 얘기:


돈키호테 언제 다시 재독하게 될까.


읽을 책이 너무 많이 쌓였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