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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운터스 > - 이일하 (21세기북스)
먼저 지상파 채널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카운터스다. 이후 이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나왔다고 한다. 카운터스란, 야쿠자 출신이거나 야쿠자 못지않은 패기를 선보이는 무시무시한 사나이들이 혐한과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단체의 이름이며 그 안에 오토코구미라는 작중 카운터스를 대표하는 조직이 따로 있다.
내가 알기로는 현재 일본에는 인종차별 시위나 발언 금지법이 제정된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과 관계가 틀어지고 노노재팬이라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이 시국’ 1년. 이런 요즘에도 느끼는 거지만 사회 내부의 자정 기능은 일본이 우리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일본을 좋아하며 일본을 욕하지 말라고 주장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데 일본은 그에 비해 우리나라보다는 덜한 듯하다.
예전에는 일본 우익들이 한국과의 단교를 주장할 때 한심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단교의 길을 부추기고 있다. 이 책은 ‘이 시국’이 터지기 이전 2016년에 출간됐는데 카운터스 멤버들이 이 시국의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심히 궁금해진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책 감상에 들어가겠다.
우익이지만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야쿠자 출신의 대장을 앞세운 오토코구미라. 조폭 미화에 반대하지만 이건 칭찬해주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이 정도로 인종차별 반대에 앞장 서는 이들이 있을까. 일본인 혹은 중국인이란 이유로 무조건 미워하는 걸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에서?
한창 이 시국 사태가 시작됐을 즈음 ‘반일 오덕’이라는 부류들이 등장했다. 일본 문화에 심취한 오타쿠이면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반일과 불매운동을 주장한다. 유니클로의 옷을 입지 말고 아사히 맥주는 마시지 말자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며 피규어는 사려고 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처럼 반일 오덕 같은 짓거리는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남들은 내 개인적인 사유를 들으면 비웃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일본 아이돌들은 그림이나 가상의 캐릭터가 아닌 현실에 존재하는 인격체이고 사람이다. 그녀들 앞에서 반일 불매 운동을 주장하며 그녀들을 좋아한다고 하면 과연 그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반일 감정과 인종차별 반대에 있어서 나는 아이돌에게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아이돌 덕질에 이런 순기능도 있다. 그러니까 나와 함께 덕질 오케이? 츄라이! 츄라이! (요즘 핫하다는 리미쨩을 추천한다)
일본의 혐한 등 인종 차별을 보며 우리나라를 돌아보게 된다. 재일 조선인 차별이나, 국내 외국인 차별이나 여러모로 서로 비교하며 돌아보게 된다. 물론 무작정 인권이니 다문화니 옳다고 주장하며 언더 독에 빠지는 것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허나 아무 이유 없이 그 사람의 출신만 가지고 차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 문제에 대해 냉철히 비판하는 것에는 찬성하나, 무작정 ‘죽어라, 꺼져라!’ 등의 차별을 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다른 건 몰라도 넷우익들이 조선학교에 쳐들어가 어린애들한테 행패를 부린 건 역사에 기록될 수준으로 한심한 짓거리라고 생각된다. 조선학교라고 해서 무조건 옹호한다는 게 아니다. 북한과 엮인 그들을 무조건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싶진 않다. 허나 애들을 상대로 어른들의 문제 해결 방식이 너무도 찌질했다. 재일 조선인들이 아직까지도 북한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나도 비판하고 싶은 입장이지만 재특회 등의 넷우익의 주장과 방식은 멍청하기 짝이 없다.
김태희에 대한 무식한 수준의 반대도 조용하게 지내는 평범한 일본인들조차 암묵적으로 동조하게 만들고 처세하게 만들었다. 이러니 야쿠자 형님들 같은 오토코구미가 등장한 게 아닐까. 그리고 이런 넷우익들이나 저지를 법한 짓을 정부의 주도로 발생된 현 한국의 모습도 가히 레전드라고 할 수 있겠다. 하하하하. 하여간 나쁜 것만 보고 배운다. 역시 한국과 일본은 부정적인 의미에서 형제의 나라다.
내가 보기엔 지나친 반일 감정이 일본 우익들에게 오히려 빌미를 제공했다고 본다. 한국의 반일 감정이 심화될수록 일본 우익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 같다.
한편, 일본의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가 악에 받친 헤이트 스피치를 부추긴 건 아닐까 추측된다.
재일 한국인 중엔 실제로 일본 사회에서 하층민이거나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가 많으나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들, 혹은 미국의 흑인이나 히스패닉처럼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한 건 재특회 등의 혐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파칭코로 번 돈을 북에 보내는 재일교포 출신 야쿠자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면서 어린애들이나 노인, 저고리를 입은 여학생 등 만만한 대상만을 노린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무튼 이런 멍청하고 무식한 행보에 하나 둘 동조할 때 등장한 존재가 바로 카운터스, 그리고 오토코구미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의 등장은 일본 사회 내부의 자정 기능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어찌 보면 재특회의 유치한 방식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탄생시킨 것과 동시에 카운터스 같은 헤이트 스피치에 반대하는 이들을 탄생시킨 것일지도 모른다. 팀 버튼의 영화 ‘배트맨’에서 조커와 배트맨이 서로가 서로를 탄생시킨 것과 비슷해 보인다.
카운터스는 어찌 보면 미러링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보다 먼저 한국인 비하에 분노하며 앞서 나와 싸워주다니. 한편으로는 기분이 묘하다. 헤이트 스피치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훨씬 자정 기능이 뛰어나 보인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쪽바리니 짱깨니 양키니 비하 발언을 외쳐도 이에 반대하거나 처벌하자는 이들이 단 한 사람도 없다.
분량 문제로 다음 편에서 계속!!
영상은 6분 8초부터 봐라. 그때부터가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