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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닉이었다가 고닉으로 바꿨다. 계정 하나 날리면서 중복 피하려고 쓸데없이 붙인 성 떼니까 좋네ㅎㅎ 스포 조심하고~~


순서는(링크 첨부 예정임)


오물자의 출현(강화길)

기괴의 탄생(김금희)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김사과)

신세이다이 가옥(박민정)

동경 너머 하와이(박상영)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백수린)

밤이 지나면(손보미)

남은 기억(윤성희)

버킷(윤이형)

내일의 연인들(정영수)

보내는 이(최은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이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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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할머니... 좀... 민폐지 않나요...



뭐랄까, 이건 딱히 막히는 느낌이 많이 든 건 아닌데, 그렇다고 술술 읽힌 것도 아니고, 주연들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딱히 공감하기엔 한 행동들이 좀 그렇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너무 노골적이냐면 그건 아닌데...... 그냥 애매함으로 가득 찬 것 같아. 애매해. 많이 애매해.


일단 주인공 '나'나 거의 주인공 격으로 다뤄지는 동생 '영순'은 할머니들임. 그리고 주된 내용은 암에 걸린 '영순'이 옛날에 '나'에게 빌려줬던 돈을 핑계로('나'가 야반도주했었음) 자기 복수에 동참해달라고 해. 그래서 복수하러 갔다 돌아오는 게 내용의 전부야.


근데 이 복수 과정이 웃기기 그지 없는데, 자기 남편 회사 망하게 한 횡령한 새끼+남편 내연녀가 국숫집을 차렸는데 맛집으로 열라 유명해진 거지. 그래서 그놈들 면전에 쌍욕 박겠다고 가는 거야. 근데 가서 번호표 142번이 나올 정도로 너무 맛집임...... 그래서 비닐하우스에서 기다리기 싫다고 뒤쪽 계곡으로 갔어. 여기선 그러려니 하는데 갑자기 좀만 더 올라가면 절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절에 갔다 와야 욕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절에 감...... 그래 142번이면 여유있게 가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또 중간에 산딸기들에 정신팔려서 산딸기 따다가 넘어지고 그러고... 그러다 끝까지 올라와서는 산딸기 파는 여자한테 산딸기 사고 내려와.


그렇게 딴짓 열심히 했는데 자기 순서 찾아올 리가 있나. 직원이 다시 번호표 뽑아야 된다고 하니까 자기 동네 은행에서는 번호 지나도 받아준다고 화를 냄...... 그래도 직원이 상식을 지키니까 화장실이라도 이용하겠다고 간 뒤, 부엌으로 바로 쳐들어가서 남자 여자 각각 따로따로 욕을 동시에 박고 나오자고 작전 모의를 한 뒤 어찌저찌 해내고 나와.


되게 우스꽝스럽지? 처음 읽을 땐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니 이게 복수극이야 민폐극이야 생각이 들었는데, 머리 식히고 다시 생각하니까 이들이 그렇게까지 악독한 인간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고, 노인들에게 철저한 계획 실행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지 않나 생각도 들고... 이런 민폐짓이 현실에서 어색한 것도 아니라서 납득은 했음. 해설에선 결국 그들은 '선한 사람'이기에 복수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십분 공감했다. 물론 영순은 아냐.


영순은 학원 청소부 일을 하다가 암에 걸리니까 "암에 걸렸으니 월급을 인상해달라"고 했다가 거부 당하니까 그만두는데, 그만두는 날에 교실마다 있는 액자들을 다 훔쳐서 자기 지인들과 언니인 '나'에게 나눠줘...... 이건...... 쉴드가 불가능하겠더라고...... 암에 걸렸고, 가족사 때문에 위선적인 인간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시한부 인생인 김에 나름 못했던 일들 하는 건 그렇다 쳐도 왜......ㅠㅠ


물론 이런 영순의 기행(...)들에 대해 해설은 "세상의 부당한 계산법에 소심하게 항거하는 영순의 모험"이라고 적어놨음. 세상의 부당한 계산법 내엔 당연히 "여자이기에" 당한 것들이 주를 이루고. 거 왜 한국현대문학 클리셰 있잖아. 남동생이 사업 말아먹는 거. 그거 똑같이 나옴ㅇㅇ '나'의 오빠는 제사도 안 지내고 '나'의 남편에게 보증이나 서달라는 놈으로 나오고, 그와중에 우유부단한 남편은 보증 서줬다가 집 날려먹고...... 남자의 무능함이 짙게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찾아보면 유능함보단 무능함만 꾸준히 나와.


소심한 항거...... 근데 내가 문제소설 읽으면서 쭉 느낀 게 있는데, 얘네들은 자기들이 낫만 놓으면 기역을 넘어서 아득한 시대정신까지 다 읽어낼 줄 아나봐. 해설 보고 깨달은 게 한두 개가 아님. 이번 것도 그래. 소심한 항거라는 키워드를 알고 보면 이게 그렇게까지 나쁜 작품은 아니거든? 근데 정작 직접 읽어보면 그 해석될 키워드, 열쇠 찾기가 너무 힘들어...... 그렇다고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나?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음. 그냥 "이해 못해서 가치 평가도 못하는 사람"과 "이해해서 빨아주는 사람"만으로 나누는 것 같음. 소설 자체가. 물론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처럼 딱히 해설 없어도 알아서 충분히 해석하고 볼 수 있는 것들도 있는데...


여하튼 영순의 복수극에 동참했던 '나'가 돌아가는 길에 물총 쏘는 아이들에게 자기 명치에 물총 좀 쏴달라고 했던 것은 결국 스스로에 대한 성찰적 의미로서 징벌을 내린 거라고 해설에서 설명했는데, 이건 좀 상징성이 뚜렷해서 나도 알아보긴 했음......


내가 독해력이 지나치게 떨어진 건가 생각도 들고 그러네...... 막 메시지나 키워드 따위를 대놓고 드러내라! 이런 건 아닌데 이상하게 숨긴 느낌이야. 딱 그들의 시선과 그들의 사상이란 필터링을 안 끼면 찾아내지 못할 것 같은...... 근데 이 단편은 액자 훔쳤다고 말한 게 너무 띠용스러워서 집중 못한 것도 있음ㅋ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