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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얼마 안 남았다. 끝이 보인다!!! 스포 조심해~~
순서는(링크 첨부 예정임)
버킷(윤이형)
내일의 연인들(정영수)
보내는 이(최은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이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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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무난한 문장 가운데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페미니즘
윤이형은 문제소설에 실린 작가들 중 유일하게 한 번 접해본 적 있는 작가야. 작년에 과제 때문에 이상문학상(저작권 문제로 말 많았던데) 수상작으로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를 읽었었거든. 그리고 그거 읽고 윤이형에 대해 딱히 좋게 생각하지 못했지. 문장이나 전개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잘 읽히는 쪽에 속하는데, 내용에서 약간의 불쾌함이라든지, 의문스러운 점들이 나왔거든.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는 무슨 이혼만 하면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그려놔서 너무 띠용스러웠음.
그리고 이번에 읽은 버킷은... 상대적으로 띠용스러움은 덜했지만 상대적으로 페미니즘에서 주로 다뤄지는 얘기들이 잘 드러났다고 봐. 흔히 얘기하는 "여성에 대한 고까운 시선들"과 "여성 연예인(여기선 뮤지션)에 대한 온갖 악담과 음해"에 대해서 '태정 선배'라는 인물을 통해 다루거든.
줄거리는 간단하게 '류미'라는 주인공이 대전으로 내려가서 '태정' 선배를 만나는 거야. 내려가는 길에 태정 선배와의 과거를 추억하고, 만난 뒤에 태정 선배와 이야기하는 걸로 끝나. 그래서 주인공은 '류미'이지만, 사실 결말부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다뤄지는 건 '태정' 선배라고 볼 수 있지. 뛰어난 뮤지션이었고, '류미'는 그런 선배와 메일 친구로 계속 교제하다가, '태정' 선배가 음악을 관두고 대전으로 간지 3년 만에 직접 찾아가서 음악을 관둔 계기를 듣는...... 구조 자체가 굉장히 간단해.
거기에 전편에서 상징이나 해석의 키워드가 주어지질 않는다고 징징거렸었는데 여기선 딱히 그런 키워드가 필요할 만큼 불친절하지 않고, 그렇다고 다 떠먹여주는 것도 아닌, 적당히 향유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어. '버킷'이라는 상징성을 잘 활용했고, 또한 실제적으로 기능도 잘해서 의미 파악이 어렵지도 않았지. 상징과 비유가 적절한 수준에서 활용되고 적절한 빈도로 나와서 이 부분에선 굉장히 만족했어.
일단 인물 설명을 하자. 주인공 '류미'는 포크 음악 창작 동아리에 있었지만 학비 지원받고 다니고 절박하지도 않고 그런데 음악한다는 게 다른 절박한 친구들에 비해 부끄러워서 기타를 판 적이 있었어. 그러다가 '태정' 선배의 음악을 듣고 멋지다고 생각해서 메일 주고 받다가 어느새 메일 친구가 됐고, 그 사이 자기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어. 이혼하면서 '사회가 그토록 백안시하는 이혼한 여자라는 신분이 된다는 공포가 밀려들었다'라는 묘사가 나올 만큼 두려움을 느꼈다가도 '태정'이 준 버킷을 통해 극복한 인물이야.(그런데 '극복'했으면서 말을 꺼내지 않은 건 극복이 아니라 회피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건 정의하기 나름이니까)
p.s. 이혼과 관련해서 자기가 남편과 함께 가지던 모임에서 사람들은 좀 더 실용적인(이익을 따르는) 선택으로서 전남편과 전남편의 내연녀(화가 겸 모델)와 함께 있는 걸 택하고 자신을 버렸다고 묘사하는데, '내연녀'라는 암시적인 장치 하나만 가지고 전남편이 쓰레기이며, 그런 쓰레기를 이익을 위해서 선택한 다른 놈들도 똑같다-라고 말하는 건 억지인 것 같고, 그냥 '류미'가 애초에 그 모임에 소속감을 가진 것과는 별개로 비중이 없었기 때문에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버려진 게 아닌가 싶어. 뭐 이걸 소설 내에서 엄청 자세히 다룬 건 아니지만.
'태정'은 그 동아리 선배였고, 상도 받는 등의 유능하고 재능 넘치던 선배였지만, 어느 순간 음악을 관두고 대전에 살게 돼. 음악을 관두게 된 것의 이면에는 '우아하게 살려다가' 실패한 것이 있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언더 도그마에 빠진 약자들이자 태정의 지인들이 태정에게 자신의 약점을 어필하면서 이것저것 부탁하다가 안 되니까 도리어 협박하는...... 그러면서도 태정은 그들을 내치지 못하고, 한편으로 그들에게 미움이 쌓이면서 그런 미움을 안고 남들이 환호하는,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걸 못 견뎌서 결국 어느 날 관둬버린 것이었어. '류미'에게 줬던 버킷은 자신에게도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은 그 버킷을 통해 극복은커녕 자기혐오에 빠졌던 게 안타까운 점이지.
'태정'의 이야기를 들은 '류미'는 그런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말라면서 '태정'을 설득하려 했지만, '태정'은 그럴 수 없다고, 없었다고 해. 묘사되는 걸로 보면 좀 유약하고 연약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결말부엔 '류미'가 '태정'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투사하고 있음을 깨닫고(페미니즘 용어로 말하자면 코-르셋), '태정'이 자신과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으로 끝이 나.
해설 잠깐 들춰보니까 '태정'에게는 여성 연예인, 뮤지션에게 도덕 코르셋은 사회문화적으로 감내해야 될 그런 거라고 하는데, 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런 여성 연예인에 관한 코르셋을 조이는 악플러들은 여성들의 비율이 높단 점에서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해. 동의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반감 가지는 것도 아닌데, 그런 점들까지 짚어줬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 그것 말고도 해설에선 '류미'와 '태정'을 통해 페미니즘 내에서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야 되는 작가적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어. 난 이 점에 대해서 그냥 모든 사람이 같지 않다. 그러니 그 사람의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라는 차이의 인정으로만 받아들였어. 솔직히 이 스토리가 그렇게 이해해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거든.
그래서 결론은 뭐랄까. 그냥 엔간히 무난무난한데 페미니즘이 섞인 느낌? 그렇다고 엄청 불쾌하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고...... 정말로 '적당하다'란 느낌 외엔 별 달리 생각이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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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도 과제 때문에 접하는 거 아니면 굳이 찾아서 읽고 싶진 않음... 결혼 생활에 마가 끼었는지, 뭘 듣고 지낸 건지 몰라도 작품마다 결혼이 악의 구렁텅이야 무슨
이 작가 루카 읽어봤는데 그건 퀴어였어. 요새는 이 쪽 글 쓰나보네 ㅋㅋ;;
윤이형이 퀴어도 썼구나... 작년 이상문학상이랑 이번 건 딱히 퀴어랑은 연관 없어서 몰랐네. 근데 왠지 모르게 그런 것도 궁예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야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ㅋㅋㅋㅋ뭐야 그럼 자기 경험 때문에 그런 묘사들이 꾸준히 나오는 거야...? 이걸 안타까워해야 할지 어이없다고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