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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 - 기타노 다케시 (북스코프) 권남희 옮김
기타노 다케시의 팬인 나로선 거를 수가 없는 책이었다. 원래 이런 종류의 에세이 같은 책은 잘 읽지 않지만 기타노 다케시가 썼으니 무조건 읽고 싶었다.
삶과 죽음, 인생이나 고민 등 인간을 관찰하는 목적으로도 쓴 책으로 보인다. 외강내유 유형의 다케시가 솔직하게 자신에 대해 쓴 느낌이다.
다케시가 이과 출신에 이과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는 것이 어딘가 기묘하다. 그 누구보다 예술적인 사람으로 보였는데 말이다. 역시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위해 자살을 택하듯, 자신의 삶을 택했다니. 아이러니하다.
오토바이 사고가 한편으로는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듯하다. 사고 후 PTSD에도 꽤나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제 2장 교육 문제에 대한 의견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노력이 아닌 네가 문제라고 솔직하게 지적한다. 어차피 될 놈은 극소수인데 사람들은 개인의 노력 탓으로 몰아간다. 아직도 수많은 노력을 외치는 이들 때문에 노력에 사기당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노력에 빠진 걸 스토커와 비유하는 것도 이해된다. 제발 사람들이 노력의 함정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얼마나 노력하든, 어차피 모두가 다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진정한 스승은 안 될 놈에게 노력하면 된다고 거짓말을 하는 이가 아니라 안 될 애는 안 된다,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네 자신이 문제라고 솔직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문득, 노력이란 주제를 보니 요즘 등단해서 활동하는 문인들이 떠오른다. 최근 젊은작가상 수상작들이 논란이 되는데, 이전부터 문단은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아닐까. 애초에 작가 혹은 문인으로의 재능이 없는 안 될 애들에게 등단하는 방법과 글쓰기 방식을 가르쳐서 억지로 등단을 시켜준다. 될 놈을 등단시켜야 하는데 등단도 입시 교육을 하듯 안 될 놈들을 억지로 가르쳐 문인으로 만들어버리니 그래서 문제라고 본다. 안 될 놈을 억지로 되도록 포장해버리니 문단이 개판이 된 것 같다.
모두가 다 다르고 평등하지 않은데 모두가 평등하고 노력만 하면 된다고 사기를 친다. 역겨운 위선 그 자체다. 다케시는 이를 지적한다. 역시 기타노 다케시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너는 멍청해서 안 된다는 말보다 잔혹하다는 말에 공감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놈은 안 된다. 이게 핵심이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재능 없는 아이에게 솔직히 재능이 없다고 말해줘야 한다.
자식에게 차갑지만 스스로 깨닫게 하는 차가운 아버지상의 인물이다. 다케시는 페인트공이던 아버지와 판박이로 닮았다.
뭔가 가난한 환경에서 뼈 빠지게 일하며 살아온 우리나라 구세대와 너무도 흡사해 보인다.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서 따돌림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 그냥 끼리끼리 알아서 놀아야 한다. 모두 사이좋게 지내자는 발상은 전체주의적이다. 서열이 확실히 정해져야 싸움이 생기지 않는다. 모두가 동등하다고 애들을 가르치니 괴롭힘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에게 모두 친해지라느니 모두 평등해지라느니 이래서 더욱 따돌림이 심해진다. 옳은 말이다. 맞지도 않는 이들과 억지로 어울리는 것만큼 역겨운 것도 없다.
다만 구세대인지라 애들을 패면서 키우라거나 교사나 학부모가 비정상적으로 가깝게 지내던 옛날 문화를 동경하는 것은 공감되지 않는다. 어딘가 옛날 세대라서 그런지 꼰대 같은 구석이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오타쿠에게도 쓴소리를 한다. 찔린다. 게다가 마이너를 찾는 힙스터 같은 이들도 지적한다. 두 번 찔린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없이 못 사는 젊은 세대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우정에 대해서도 꽤 뜨겁게 생각한다. 자신에게 여유와 안정이 생겨야 사랑하고 인자해진다. 그런 것 없이 우정을 논할 수는 없다고 본다.
연예계 심사위원과 주최 측의 담합 문화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우리나라에도 문화 예술계의 담합 문화가 존재하거늘 이를 부정하려고만 한다. 이런 사실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알리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케시는 자신의 성공 뒤에 자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몇 만 명이 죽었다며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말한다. 비범하다. 누군가 잘나간다는 건 누군가 못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산다는 것은 죽이는 것이란 진리를 그도 알고 있다. 나도 그래서 표면적으론 채식주의가 가장 위험한 사상이라고 반대하지만 이론상으론 그들이 옳다고 생각한다. 산다는 건 죽인다는 의미이기에, 그들은 산다는 것을 포기하려고 하니까.
분량 문제로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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