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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평범한 소년 에밀 싱클레어가 신비한 소년 데미안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대화와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져 가고
스스로의 자아에 눈을 뜨고
그것과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써내려간 소설이다.
인상깊었던 부분 위주로 간단하게 리뷰해 보겠다.
1. 카인
" 사람들은 카인의 자손들이 무서웠어. 그들은 표적 하나를 가지고 있었거든.
사람들은 말했지, 이 표적을 가진 녀석들은 무시무시하다고.
용기와 나름의 개성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늘 몹시 무시무시하거든.
(중략)
복수하려고, 견뎌낸 무서움을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약간 해롭지 않게 억제해 두기 위해서. 이해되니?"
평범한 아이였던 싱클레어와 데미안 사이를 처음으로 잇게 해준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이야기 였다.
데미안이 눈여겨 봤던 부분은 카인의 표식.
성경에서 인류 최초의 살인으로 상징되는 사건. 카인이 아벨을 때려죽이고,
모든것을 지켜본 하느님이 카인의 이마에 표식을 남긴 것은 범죄자로 낙인 찍은 것이 아니라 보호해 주시는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의 표시이다.
이 표식은 카인 역시 하느님께 속한 생명임을, 당신이 카인의 하느님이심을 밝히는 표지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기독교에서의 해석이고,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의 카인의 표식은
카인의 시선에 담긴 비범한 정신과 담력을 상징한다.
데미안은 카인의 표식을, 일종의 정신적 지표로 생각한다.
정신적으로 다른 길을 지향하는 인간을 죄인이라 낙인 찍고 그들을 두려워한다는 것이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은 성경에서 말하는 대로 단순히 존속살해의 죄인이 아니라
비범한 초인었이고, 성경을 믿는 이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완성되있던 성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성경을 믿는 이들은 자신들이 틀렸다는것이 무섭고,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것이 두려워 카인에게 표식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해
죄와 용서라는 테두리 속에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가두고 그들의 공포를 숨겨 두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느님을 믿던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사뭇 충격적인 이야기 였다.
카인이 고귀한 인간이고, 아벨이 비겁자라면, 신성모독이고, 믿음의 무너져내림이었다.
그렇다면 성경이야기에서 하느님의 존재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냔 말이였다.
싱클레어가 살면서 성서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에 대해 이렇게 많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성경은 진실이며, 진리였다.
데미안의 말대로 거기에 써있는 진리를 의심하고 자기 속에서 남모르는 특별한 풀이를 해보는건
싱클레어에겐 신성모독이며, 하느님을 믿는 부모님의 뜻에 거스르는 행위 였다.
데미안의 이야기 덕분에 이 날, 싱클레어는 처음으로 깊이 다른 것에 박혀 자기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2.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그 신은 선, 고귀함, 아름답고도 드높은 것, 감상적인 것이지, 옳아! 그러나 세계는 다른 것으로도 이루어져 있어.
(중략)
이런 신을 여호와라고 존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하지 않아,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존경하고 성스럽게 간직해야해. 인위적으로 분리시킨 이 공식적인 절반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를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신에 대한 예배와 더불어 악마 예배도 가져야 해. 악마도 그 안에 포함하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세상 일들이 일어날 때 그 앞에서는 눈을 감지 않아도 되는 신을 위해서 말이야."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소년 프란츠 크로머와의 문제를 데미안이 해결해 준 후,
데미안이 싱클레어와 친해지고,
들려주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전에 들려주었던 '카인의 표식' 이야기에서 확장되어
사람의 이야기에서 세계 전체의 관념적인 개념 이야기에 까지 뻗어간다.
데미안은 종교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종교속에 깨끗하고 맑은 이야기만을 담아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종교안에서만 존중되어지고 높게 평가되는 가치들이 있다.
그 종교를 믿는 이들에게 그 밖의 가치와 행위는 '악마'의 것들 이라고 멸시되고 버려져 왔다.
하지만 종교로부터 배척받는 이런 가치들과 행위들도 종교속 가치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세계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자명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종교속으로의, 그것이 비록 신의 뜻을 따르는 일일지라도
종교의 완전한 믿음을 부정하며 종교외의 것들, '악마'라고 일컬어지는
추상적 관념들과 정신적인 가치의 지향을 싱클레어에게 권한다.
끝없는 자기 사유와 의심을 촉구하게 되며,
싱클레어는
신과 악마,
금지된 것들과 시선을 맞닥뜨리게 한다.
이제 그의 모든것이 달라졌다.
싱클레어는 그의 유년이 끝나가는 것을 느낀다.
모든것들이 낯설어졌다.
싱클레어는 집을 떠나 먼 학교로 가기로 결정했다.
데미안은 여행을 떠났다.
3.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싱클레어가 정신적인 공허함을 느끼며 친구들과 술이나 퍼마시며 길거리를 방황할 때
어느날엔가 베아트리체라고 남몰래 이름붙인 한 여자아이를 자기 내면에 담고
비로소 방황을 멈추고 다시 데미안을 쫓을 때
그에게서 온 편지의 내용이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이 보낸 메세지의 뜻을 풀이하려고 곳곳을 누비게 된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압락사스란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과제를 지닌 어떤 신성의 이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카인의 표식-악마적인 것의 예배에서 이어지는 싱클레어의 사고는
이제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의 결합'이다.
싱클레어가 자기 속의 세계를 새롭게 하기위해
길을 찾던 중
어떤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자네를 날게 만든 도약,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우리 위대한 인류의 재산이지.
그러나 그러면서도 곧 두려워져!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렇듯 차라리 날기를 포기하고
법 규정에 따라 인도 위를 걷는 쪽을 택하지. 그러나 자네는 아니야. 자네는 계속 날고있어.
자네가 점차 그 주인이 되는거야. 자네에게는 인도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에게보다 더 깊은 예감이 주어졌어.
그러나 거기에 맞는 열쇠와 방향 키가 없어. 바닥없는 곳으로 솨악 빨려들고 있지."
그는 사제가 되고싶은 음악가 피스토리우스 였다.
싱클레어가 자신을 잡아 이끄는 알 수없는 힘에 고뇌하고, 혼란을 느끼고 있을 때
그를 자신 속의 신 '압락사스'에게로 날아가는 생각의 날개를
꺼내게 해준 것이었다.
싱클레어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정신적인 감흥과 느낌을
피스토리우스가 일목요연하게 표현 해줌으로써
싱클레어는 이제 두려워하지 않고
그 자신에게 길을 열고 날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4. 야곱의 싸움
"그의 이상에서는 골동품 냄새가 났다. 그는 과거를 향한 구도자였다. 그는 낭만주의자였다.
피스토리우스는, 그가 나에게 준 것을 그 자신에게는 줄 수 없었으며, 내 눈에 비쳤던
그의 모습도 그의 실체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는 길잡이인 자신도 넘어서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길로 나를 인도했던 것이다."
피스토리우스 덕분에 한걸음 더
압락사스에게 가까워질 수 있었던 싱클레어 였지만
어느 날엔가 그는 피스토리우스의 본질적인 약점과
상처를 가리켜 보게된다.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가 제시하는 길들이
완전한 자기 내면속으로의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며,
그의 길은 그저, 유명한 선인들의, 또는 철학자들의
말들을 그저 인용하고, 화려한 말들과 생각들로
그저 싱클레어에게 전달해줬을 뿐,
피스토리우스 또한 그러한 전통들과 유명한 격언 속을
떠나지 못하는 불쌍한 사상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피스토리우스 또한 그걸 알고 괴로워하지만
싱클레어처럼 모든 생각과 사상들을 버리고,
의심해서 깨뜨리진 못한다.
피스토리우스 스스로가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깨고 자기에게 나아가는 걸 거부하고 있다는 걸 알게된 싱클레어는
서로의 길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싱클레어의 학생 시절이 끝나가고 있었다.
5. 종말의 시작
피스토리우스의 곁을 떠나게 된 싱클레어는 우연치 않게 데미안과 재회하고, 그의 어머니 에바부인과도 만나게 된다.
싱클레어는 에바부인과 만나자마자,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데미안과 토론하고, 같이 사색하며, 정신적 구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평화로운 나날들 중,
싱클레어의 세계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시작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대위였던 데미안과, 징병되어 병사로 출전한 싱클레어는
피와 시체가 난무하고, 포탄이 곳곳에서 터지는 전쟁터에서
만나게되는데,
데미안은 이미 숨을 거두어가던 순간이였다.
"꼬마 싱클레어, 잘 들어! 나는 떠나게 될거야. 너는 나를 어쩌면 다시 한번 필요로 할 거야.
그럴 때 넌 네 자신 안으로 귀기울여야해. 그러면 알아차릴 거야. 내가 네 안에 있다는 것을."
붕대를 감을 때는 아팠다. 그때부터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아팠다.
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세상을 떠나면서 데미안은 마지막에 싱클레어에게
싱클레어의 인간 내면에 이미 자신이 새겨져 있다고
이야기하며, 싱클레어의 자아를 축복해준다.
잠에서 깨어난,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시체가 어디에도 안 보인다는 것을 알아차리지만,
싱클레어는 이제 자기 내면을 여는 열쇠가 있다.
그 열쇠를 통해 싱클레어는 이미 자기 내면이 데미안과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마침내 싱클레어 스스로가
세계를 깨고
스스로에게 이르렀다는 것을 깨달으며,
자기 자아의 완성을 실감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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