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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남은 거 실화냐? 진짜 문제소설은 레전드다...... 스포 조심해~~
순서는(링크 첨부 예정임)
보내는 이(최은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이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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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마음 열지 않은 소통과, 마음을 숨긴 소통의 관계는 어긋남을 맞이한다
내용을 얘기하자면, 주제랑 비슷한데, '나'와 진아 씨를 통한 두 기혼 여성의 우정과 관계를 드러낸 단편이야. 구조는 진아 씨가 떠난 시점에서 진아 씨와의 관계를 '나'가 회상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마무리해. 단순하고 깔끔해서 내용이나 구조 파악에 무리가 없진 않았어.
다만 후반엔 좀 괜찮은데 초반엔 의식의 흐름을 적은 것처럼 문장이 난잡해. 화자의 어지러운 마음 같은 걸 반영한 것 같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굳이 어지럽히지 않아도 후반부에 잘만 전달하는 걸 보면 조금 의아스럽긴 하다. 그래도 문장들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고, 그냥저냥 읽히는 정도? 내용이나 구조, 전개가 어려운 게 아니라 딱히 막히는 거도 없이 쭉쭉 읽혔어. 막 특별하고 노골적으로 특성 사상이나 이념을 반영하려는 것도 안 보였고. 무난하고 평이한 걸로 치면 윤이형의 버킷보다 위인 듯.
'나'와 진아 씨는 아파트 앞동 뒷동에 살고, 같이 동갑내기 딸을 키우는데 끝 이름이 윤이고(그래서 윤이들이라고 부름), 맨 꼭대기층에 살고 있단 공통점이 있었어. 애들이 3살 때 만나 11살까지 같은 동네 살며 지냈으니 8년 동안 쌓은 우정인 셈이지? 물론 8년 동안 천천히 친해진 건 아니고, 어느 여름방학 한 달 동안에 급격하게 친해진 거야. 어쨌건 그래서 '나'와 진아 씨 사이의 우정은 엄청 각별해지는 듯했지.
그런데 '나'가 좀 많이 외로웠나봐. 아니면 원래 그런 성격이었던지. 진아 씨와 친해진 이후에 맘카페를 하다가 진아 씨 계정으로 보이던 걸 발견해. 거기 올린 글들을 읽으면서 자신이 알던 진아 씨와는 조금씩 다르단 걸 눈치를 채. 인터넷 상에서의 진아 씨를 마주한 이후론 "어떤 얘기를 해줘도 섭섭하고 안 해줘도 섭섭한" 상태까지 가버려. 자기는 되게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남들과는 다른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가까워지고 싶고, 개인적인 고통까지 나누고 싶은데 진아 씨는 그러지 않았던 거지. 근데 그걸 티내지 않았어.
사실 여기서 난 집착 때문에 어긋나서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과, '나'가 그렇게 집착할 수밖에 없게 된 원인들을 되짚는 것으로 나아갈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 집착 안 하고 티 내지 않지만 계속 섭섭해하면서, 그렇게 쌓인 원망 때문에 한동안 안 보게 되고......
그러다 폭염이 내리찌는 어느 날 진아 씨가 '나'를 초대해서 땀 뻘뻘 흘리는 채로 자신의 상처를 털어 놔. 그러면서 관계의 끝을 알리는 듯 잘 지내라고 하고, '나'도 거기서 자신의 실수로 인해 관계 하나를 잃었다고 생각해. 이 장면은 긴장감이 있어야 될 법한데 그러지 않고 덤덤하게 흘러가서 좀 당황스러웠어. 고조돼야 할 것 같은데, '나'나 진아 씨나 그렇게 막 달아오르지 않으니까 나까지 덤덤하게 보다가 "아 이게 나름의 절정이었구나"라고 뒤늦게 깨달았음......
근데 이게 끝이 아냐ㅋㅋ 그렇게 헤어지고 끝난 줄 알았는데 예전에 미리 예매한 덕수궁 관광 때문에 다시 마주해. 되게 어색하게 있다가 두 딸들이 같이 노는 걸 보면서 화해 엇비슷한 것을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와. 그러고 폭염을 몰아내는 태풍이 찾아왔고, 진아 씨네 창문이 깨지고, 진아 씨는 이사를 가버려. 그리고 도착한 택배를 통해 '나'는 진아 씨의 이름이 '지나'였다는 걸 깨닫게 되지. 8년 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거야.
날씨를 상징물로 잘 쓴 느낌이었어. 폭염과 태풍, 여름이라는 그 눅진눅진하면서도 끈적끈적한, 뜨겁다기보단 더운 그 느낌과, 모조리 날려버릴 한 순간의 공포이지만, 결국 폭염을 꺾어버릴 하나의 의례적인 절차 같은 태풍. 폭염 속에 친해진 두 사람 사이는 태풍을 통해 관계가 정리되지. 한 가지 사실(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과 함께 말이야.
한줄 요약에도 적어놨듯, 결국 둘 사이의 관계는 붙어선 안 되는 것이었다고 봐. 폭염 속에 살결을 맞대면 불쾌하잖아. 그런 관계였지. '나'는 처음부터 '지나'의 이름을 잘못 알고, 혼자 기대하고 각별하게 여기고 있었고, '지나'도 어느 정도 '나'와 함께 지내며 다른 사람보다 특별하게 여겼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개인적인 고통까지 나눌 생각을 하지 못했지. 하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그런데 '나'가 계속 들러붙으려 하니 '지나'는 결국 자신의 고통을 보여줌으로써 관계의 끝을 알린 거야. 그걸 증명하듯 태풍이 폭염을 꺾고, 지나는 떠나버렸지.
하지만 그렇게까지 슬픈 결말은 아냐. 결말부에 '나'의 딸이 '지나'의 딸과 연락하고 있었고, '지나'의 딸이 살구꽃이 피면 톡한다고 얘기했거든. 둘의 어긋난 소통은 어긋나 부서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끝은 아니라는 약간의 희망을 남겨둔 거지. 그 상처에 더 이상 상처받지 않을 때쯤이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관계를 쌓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는 '나'의 독백으로 끝이 나.
해설은 뭐라 적었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읽기로 이렇게 읽었어. 개인적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들이 중간중간 껴있어서 나름 계속 붙들고 있었고. 거부감 같은 게 없다시피 해서 손으로 꼽자면 거의 "내일의 연인들",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 다음으로 읽을 만한 것 같아.
마지막 하나까지 후딱 읽고 끝내야지~~~!!!
해설 보니까 내 생각보다 좀 더 심오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