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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마지막이라서 좀 힘 빠지는 건 양해 바랄게. 스포 조심하고~~


순서는


오물자의 출현(강화길)

기괴의 탄생(김금희)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김사과)

신세이다이 가옥(박민정)

동경 너머 하와이(박상영)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백수린)

밤이 지나면(손보미)

남은 기억(윤성희)

버킷(윤이형)

내일의 연인들(정영수)

보내는 이(최은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이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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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페미니즘이 전제로 깔린 이야기, 그리고 그런 전제를 품고 가는 '나'에 대한 기대



다 읽고 이해 못할 내용은 아닌데 묘하게 설명하려니까 어려워. 주제 잡는 것도 꽤 힘들었고. 그래서 일단 "선배이자 선생님으로 만난 '그녀'와의 만남과 그를 통한 깨달음과 성장"이라고 적어두긴 했지만...... 결국 해설 보고 씀.


이 단편은 페미니즘이 전제로 깔렸다고 써놨는데, 전제로 깔렸단 얘기는 '자연스럽게' 드러난단 얘기지 '인위적'이거나 '작위적'이란 얘기는 아냐. 그냥 딱 봤을 때 페미니즘이란 걸 느낄 수 있지만 그게 불쾌하게 다가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페미니즘 자체에 염증을 느낀다면 어쩔 수 없겠다만)


주된 내용은 27살 3학년 편입생인 '나'와 30대 초반의 시간 강사인 '그녀'가 강의 시간에 만나 관계를 맺었던 것, 그것을 회상하는 것이야. 소재로는 용산 참사가 있고, 메시지는 성별을 빼놓고 얘기하자면 누군가는 해야 할 말, 또는 누군가가 하고 싶은 말, 아니면 그저 누군가의 말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것은 그르다-쯤 될 거야. 아마도.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의견이나 발상들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세태에 대한 지적이겠지? 여기에 페미니즘적인 시선이 섞인 것이고. 나름 합당하고, 그럴 듯하게 서술해놨어.


특이한 점이라면 여기선 이름이 하나도 안 나와. 영인문고 같은 구체적인 상호명이나 지명은 나오지만, 이름은 언급되질 않아. 내 생각엔 그런 익명성을 통해서 좀 더 보편화를 시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 전부 '나' '그녀' 혹은 명사들로 서술돼 있어. 그리고 여성 강사라서 싸가지 없고 무례하게 나오는 학생들에 대해 다루는 등의 메시지는 있지만, 그 학생들의 성별을 굳이 특정하지 않았단 점에선 되게 온건하다고 해야 하나. 페미니즘치고 그 맛이 상당히 덜한 느낌이긴 해. 그래서 무난하게 읽었고. 그렇다고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걸로 해석하긴 힘들겠더라. 그 미묘한 정도를 작가가 잘 조율한 것 같아.


그냥 '그녀'는 배려심 쩔고, 주관도 확고하고, '나'와 건전하고도 깊은 유대 관계를 쌓았고... 그러다 사라졌고(그냥 헤어졌다쯤의 의미임), '나'는 어느새 그녀의 뒤를 따라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강사 일을 하고. 그러면서 떠난 '그녀'에 대해 자신이 '그녀'를 따라가고 있음을 깨닫고, 꾸준히 나아가길 소망하고 기대하는 것으로 작품이 마무리가 돼. 제목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그녀'의 길이나 '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상징하고, 그 뒤에 붙을 말을 꼽자면 '나아가자' 혹은 그런 의미의 동사가 붙지 않을까 싶네.


갈등이 되게 자잘한 것들, 혹은 있어도 짧게 다뤄지는 것들이라 그냥 휙휙 읽게 된 것 같아. 덤덤하진 않지만 무난하고, 갈등도 금방 넘어가버려서 소설보단 수필, 에세이에 가까운(에세이 읽고 쓰고 토론하는 게 '그녀'의 수업이기도 했다는 걸 보면...) 느낌도 들고 그래.


그냥 인상이 딱히 크게 남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해를 크게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평이함으로 따지자면 평이한데 좀 못 썼어-란 정도?


진짜 할 말이 안 나와. 남는 게 있어야 쓰지 -_- 하여튼 마지막 작품을 이렇게 마무리하게 됐네. 긴 여정이었따......


어차피 2020 올해의 문제소설 총집편으로 새로 쓸 거라 그냥 그거 봐도 좋을 듯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