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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번주에 젊작상 읽게 될 줄 몰랐는데 그렇게 됐다! 스포일러 다분히 들어가고, 2020 올해의 문제소설처럼 하나하나 리뷰하고 총집편으로 정리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순서는(링크첨부예정)


음복(飮福)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이미 했음)

그런 생활

다른 세계에서도

인지 공간

연수

우리[畜舍]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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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이해를 하셨나요? 쟌넨! 당신은 완벽한 '몰이해'에 빠져있습니다-!



음복, 먹을 복을 말한다. 하지만 내게 음복이라고 하면 어감으로는 어쩐지 음산한, 마이너스(-)의 느낌을 준다. 역설적인 복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도 이 작품에서의 '음복'이 의미하는 것도 그랬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나(세나)'와 남편(정우), 고모, 시어머니, 시아버지, 할머니(정우 친할머니)가 한 집에 모여 제사를 드리는 과정 속에 있던 일들에 대한 회상이다. 중간중간 다른 회상이 껴있다. 처음에 가족 스릴러니 뭐니 해서 오... 하면서 봤는데...... 처음엔 그럴 듯하게 잘 꾸미다가 점점 방향이 엉뚱하게 흐르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결론이 나왔을 때엔 어이가 없다 못해서 '몰이해'의 결정체 아닌가 싶었다.



동시에 '나(세나)'란 작자에게서 굉장히 익숙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내가 트위터를 하면서 소위 '깨어있는 작자'들의 트윗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주인공이랑 똑같다. 여성에게 한해선 무한한 공감 능력 ON! 그리고 이해력, 상상력까지 풀가동해서 "세상에 나쁜 여성은 없다" 특집을 찍어내는데 반해 남자들에겐 대충 (아무것도 몰라 콘)을 쓰는 모습.



내가 올해의 문제소설 클리셰 정리한 거 많이 생각나더라. 클리셰의 변용 형태들이 많이 나왔고, 결과적으로 가리키는 건 똑같았다. "이래서 남자들이란 ㅉㅉ"



그러니까 해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남편의 무능과 멸시 속에서 홀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아내(할머니)이고 남자 형제를 대신하여 상처 받은 엄마(할머니)를 돌봐야 했던 딸(고모)이자 시가족 내의 갈등 속에서 자식을 지켜야 했던 엄마(시어머니)이며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 기회를 차별받은 손녀(정원, 고모 딸)이고 다음 세대 여성에게 더 나은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은 여자 선배(나)"가 나오고, 이와 대조적으로 가부장제도의 수혜자인 남성의 무지를 드러낸다는 방식인데......



아니 글쎄 책에서만 표현된 것만 따지고 보면 '나'야말로 몰이해에 빠진 채 남편을 악역으로 몰아세운 게 틀림없다.



남편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거야 시어머니가 작정하고 숨겼으니까. 가족이 남편을 속였으니까. 그늘 없는 남편이 잘못됐고, 그가 악역이라고? 그럼 남편이 당연하다는 듯이 의심해야만 했단 말인가? 내가 아무리 봐도 남편의 잘못은 눈치가 없는 것. 그거 하나 뿐이다. 근데 그걸 가지고 악역이니 뭐니 죄를 규정짓기까지 한다면, '나'야말로 한쪽만 이해하고 다른 한쪽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판단한 잘못이 있지 않은가. 남편에게 물어보기라도 했는가? 남편이 모른 '척'을 하는지 정말로 모르고 있는지 물어보기라도 했는가?



내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읽으면서 느꼈던 답답함은, 요조가 자기만의 세상에서 타인을 판단하고, 그것에 대한 확인은 철저하게 배제한 채 지멋대로 살아갔단 점에 있었다. 그리고 그걸 음복의 주인공인 '나'가 정확하게 똑같이 하고 있다. 자기 멋대로 이해하고, 자기 멋대로 판단하더니, 본인에게 확인하지도 않고 판단한다. 이게 남자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내가 보기엔 '나'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생각의 흐름만 잘 본 것 같다. 모른 '척'을 했다면 모를까(이 또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다면 알려주는 게 마땅한 도리 아닌가? 왜 알려주지 않고 "당신은 모를 거야."라는 태도로 죄인으로 낙인 찍는가?



그리고 작가의 묘사도 문제가 있다. 할아버지에 대한 묘사다. 남자의 무능은 크게 남편의 무능과 할아버지의 무능으로 나뉘는데, 할아버지의 무능은 월남전에 돌아왔지만 경제적으로 무능력해 결국 할머니가 담뱃가게를 하면서 자식들을 키웠다는 것에 있었다. 심지어 미제 캔이나 이상한 음식만 찾아 먹어야만 했다고 묘사된다.



난 그 모습이 월남전 트라우마로 보였다. 그런데 그 트라우마에 대한 일말의 동정을 표했는가? 아니다. 트라우마는커녕 "월남전 간 게 뭐 대수라고"라고 말하듯 할아버지의 무능만 드러내는데 급급했다. 가족에게 폐 끼친 점에 대해서만. 할머니의 고생에 대해서만. 그리고 남편이 할아버지와 소름 끼치게 닮았단 점까지 강조하면서......



소설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담고자 하면 최소한 그 안에서 다루는 소재들을 조심히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월남전에 대한 근대문학이 얼마나 많은데 월남전이 가진 깊이는 깡그리 무시하고 "아무튼 우리들은 이런 피해를 입었어!"만 강조한다면, 참전용사를 모욕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아예 독립운동가 때문에 패가망신했으면 독립운동가도 무능한 핸냄으로 묘사하지?



무엇보다도 이게 왜 스릴러인지 모르겠다. 해설은 대체 여기서 무슨 긴박감과 일상과 비일상을 느낀 것인가. 굳이 따지자면 남편의 시각과 자신의 시각이 다르단 걸 눈치 챈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초반부는 제법 긴장감 있게 서술하다가도 결국 회상과 대사 몇 줄로 다 밝혀지는 걸 무슨 사건이며 무슨 스릴이란 말인가. 할머니가 숟가락 던지고 상 엎으려 했던 것도 긴박감 넘쳤나? 아니? 전혀. 그냥 "사실 이건 여성주의 시각에서 이러한 사실들이 숨겨져 있으니까 숨막히지? 그렇지? 그렇다고 말해!"라고 말하는 거에 불과하다.



작가부터 시작해 등장인물까지. 하나같이 '이해'를 키워드로 삼고 있지만 사실 프레임 짜는 선동질에 불과하다. 작위적이란 말이다. 장님이 코끼리 만져도 이것보단 덜 착각하겠단 생각이 든다. 이해를 가장한 완벽한 몰이해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이 밉다면 그 죗값을 스스로 느끼게 알려줬어야 한다. 그런데 안 그런다? 그럼 그 미움과 죄의 몫은 당사자가 아닌 그렇게 여긴 타자의 몫이다.



여담으로 문장은...... 정말 스릴러를 노리고 쓴 거라면 진짜 쌍욕 가능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딱히 매력을 못 느끼겠다. 문장이 인상에 남는 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