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대 시절, 나이키 에어맥스 95는 내 버킷리스트 였다. 아마 그때 당시 많은 10대들은 나와 비슷했을 거다. 형광색 맥스95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 아주 난리가 났었던 걸로 기억한다. 맥스95 때문에 누군가 칼에 찔리기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맥스는 1,000원이 남는 신발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10만원 짜리 수표 한장을 들고가면 1,000원만 남는다는 얘기다. 에어맥스, 페니, 피펜이 신은 업템포. 그리고 조던. 신발 이름만으로도, 중고딩 들을 들썩들썩 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에어가 쫙 깔린 신발을 신고 10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면, 에어는 터져도 사람은 산다는 허풍도 떨었었다. 나이키는 전설에 전설을 낳는 컨텐츠 그 자체였다.
2. 나이키를 창업한 사람이 자서전을 썼다. 나이키라는 이름 값 만으로도 책을 구매할 이유는 충분했다. 당시 10대 들을 나이키의 노예로 만든 그 악마 같은 사장이 어떤 놈(?)인지 알아야만 했다. 나이키 창업자는 필 나이트다. 미국의 오리건 출신이다. 그리고 오리건에서 나이키를 (aka. 블루 리본)설립 했다. 종종 나이키 티들을 보면 오리건이라고 프린트 되어 있어서 나이키랑 무슨 관계인가 했었는데, 그제서야 그 의문이 풀렸다. 그는 대학시절 육상선수였다. 최고의 실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구안이 남달랐다. 운동화 시장이 블루오션임을 간파한 것이다.
3. 필 나이트는 당시 20대 초반이었다. 20대 초반, 나는 군대에서 유격훈련을 받았지만, 그는 시장을 분석하고 있었던 거다. 이미 될놈의 기질이 보이긴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회계사였다. 회사경영의 기본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실은 그는 회사설립 초기부터 경영자에 가까웠다.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엄청난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는 아니었던 거다. 아무튼 혁신가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볼때, 그는 경영자로써 나이키가 꽤 규모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회사 자금수급과 제품의 유통에 많은 역량을 발휘했다. 나이키는 자금력 때문에 망할 뻔 했지만, 필 나이트 나름의 수완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4. 책을 읽다보니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다. 워즈니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애플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잡스가 판을 깔았고 워즈니악이 제대로 일을 해서, 애플이 태어났다는 얘기였다. 필 나이트에게도 워즈니악이 있었다. 대학교 시절 육상 코치인 바우어만이다. 그는 세계적 수준의 육상코치였다. 열성적으로 선수들을 가르쳤다. 훈련법에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특이하게도 신발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필 나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세계 최고 수준의 런닝화 개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창업을 한 것이었다. 필 나이트는 바우어만을 항상 존중했고 우대했다. 바우어만이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할수 있도록 했다. 그런 기업운영 방식은 다른 창업멤버에게도 적용했다. 필 나이트의 방식과 아주좋은 사람들이 만나 나이키란 기업을 만든 것이다.
5. 나는 성공한 기업들을 볼때 항상 운이 참 좋았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 필 나이트도 운이 좋았다고 얘기한다. 당시 자신이 만난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나이키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운동화 시장은 블루오션이었다는 얘기도 한다. 하지만, 사업, 기업이란건 참 오묘하다. 누군가는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어 기업이 성장한다고도 한다. 그 말도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은 망하고 어떤 기업은 성공한다. 둘을 구분짓는 것은 단순히 운이라고 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 내 생각엔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것은 '선택'인 것 같다. 나이키 에어는 지금의 나이키를 있게 만든 핵심 기술이다. 항공우주 공학자인 프랭크 루디의 아이디어 였다. 필 나이트는 운 좋게도 그와 그의 기술을 선택했고, 나이키는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아디다스는 이미 프랭크 루디의 에어를 거절한 상태였다. 만약 아디다스가 에어 기술을 먼저 선택했다면, 전세계 스포츠업체의 판도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역시 기업의 흥망성쇠는 참 오묘하다.
6. 나이키가 생기기 전에 신발 시장에는 아디다스, 푸마, 뉴발란스가 한자리씩 하고 있었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판도는 항상 뒤바뀌고 깨지기 마련이다. 중계상으로 시작한 나이키(aka 블루리본)가 20년도 되기 전에 전 세계 스포츠업체 1위가 될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운이란 건 확실히 도전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7. 여담이지만, 나이키 창업자에게 문학적인 역량을 기대하시면 안된다. 나이키를 좋아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책이다. 뭔가 큰 역경을 헤쳐나가는 인간을 발견하고 싶다면, 고전소설을 보면된다. 저자는 책 중간중간에 명언 비슷한 걸 삽입해 놓았는데, 이게 참 아재 냄새가 난다. 부장님께서 좋은 글이라며 단체 카톡방에 올리는 그런 글들 처럼 말이다.ㅋㅋ
넘나 재밌는 것
좋은 리뷰 감사. 읽진 않을듯.
넵, 관심있으신 분들에게만 흥미있는 책일듯 싶습니다.ㅎㅎ
리뷰재밌네요
감사합니다ㅋ
글은 쓰면 쓸수록 문장이 별로 같아서 자괴감이 듦ㅋ
나오미 클라인이 발발뛸듯 - dc App
굿 - dc App
재미있네.....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