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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4950원짜리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읽어볼 생각이었으나
독갤러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하루에 단편 하나씩 읽고 감상문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단편 하나라서 읽는 덴 별로 안걸렸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몇개 있어서 부모님과 얘기도 해보고
혼자 생각도 해보느라 시간이 많이 늦었다
사실 나는 젊작상은 커녕 우리나라 소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임
기껏해야 이상문학상 단편 몇 개 읽어본 정도?
독갤러들이 쓴 리뷰도 내 주관에 영향을 줄까봐 몇 개 안 읽어봤음
그래서 내가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일단 첫번째 단편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써보겠음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초반: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중반: 주인공이 너무 삐딱한거 아닌가?
후반: ??????
이거였음. 처음 읽었을 때는 중후반부터 주인공의 심리에 공감이 가지 않았다.
다시 이해안되는 파트를 읽어보니 감이 잡혔음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봤거나 책을 읽은 독붕이들이라면 이미 알겠지만
이 단편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며느리인 '나', 남편,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의) 고모와 외할머니임
남편의 외할머니는 가부장적인 외할아버지에게 시달려 고생한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지
이 가부장적인 문화를 드러내는 모티프가 바로 '제사'인 것 같음
제사는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문화를 나타내는데 참 좋은 소재겠지
온 가족이 모여서, 여성들만 요리하고, 친척들은 며느리에게 실례되는 질문을 하는 제사와 명절에 대한 전통적인 이미지는
아마 가부장제를 비판하는데 가장 좋은 배경일 거라 생각함
이 작품이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작품이 제사를 통해 비판한 점이 단순히 여성들이 일하는 동안 남성들이 놀았다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이 집안의 가부장적인 문화와 그것이 미친 피해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했다'는 부분임
간단히 말해 남성들의 '무지'가 결국 또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점이지
맞아, 이 부분이 이해가 안됐어
왜 무지가 폭력이지? 가부장적인 외할아버지는 이미 작품 시작부터 고인이신데? 제사를 하는 주체도 시어머니인데?
분명히 작품에 나오는 남편은 무지함. 같은 집안 사람인데도 집안사정도 전혀 모르고 가부장적인 문제점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
페미니즘적 입장에서 보면 부정적인 인물상일 수도 있을 것 같음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잘 모르니 함부로 말하긴 그렇지만)
하지만 남편이 나쁜 사람인가? 집안 사람들은 남편이 집안의 이런 가부장적인 내막을 알아차리는 것을 굉장히 꺼리고
적극적으로 숨기고 있단 말이지. 며느리인 주인공에게 집안 사정을 말해주면서 "남편에겐 말하지 말라"고 덧붙일 정도로.
남편이 혼자만 곱게 자라고 눈치 없는 사람인것 맞지만 작품에서 비판받을 만한 존재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음
그래서 부모님에게 책의 한 구절을 보여드리면서 여쭤봤지
우리 어머니는 시대에 맞지 않게 힘든 시집살이를 하신 분임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친가가 굉장히 가부장적인 편이여서 정말 결혼 초기에는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을 겪으셨다고
지금도 가끔 말씀하심.
그래도 가끔 젠더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때도 객관적이시고 중립적으로 생각하고 이야기 하셔서 다행인 것 같음
이런 글을 읽는 것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시지만 아무튼 뒷부분을 조금 보여드리고 생각을 여쭤봤음
일단 글의 메세지 자체에는 상당히 공감하시더라고
어머니가 힘들때도 아버지가 알아주지 않는게 큰 상처가 됐다는 거야
집안의 가부장적인 문화를 해결하는 데에는 남성의 관심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에 대한 메세지는 충분히 공론화할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셨고 나도 동감함. 다만 가부장제에 대해 무지한 남성에게 여성이 일방적으로 조소를 날리는 이 작품의 표현방식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어머니도 동의하셨음
작품의 남편은 좀 극단적인 경우지만 집안 사정이나 친척이나 가정에 알게모르게 남아있는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선 무지한 남성들은
나를 포함해서 꽤 많을거라 생각함
나는 나름대로 가족과 친척들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명절에 친척끼리 말씀하시는걸 듣다보면 처음듣는 사연에
자주 놀라곤 함. 그리고 주로 이런 이야기는 친척 중 여성분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올 때가 많지
물론 스케일이 큰 사건이라면 알겠지만
일부러 엿듣지 않는 이상 남성들이 이모, 고모, 어머니의 시집살이 경험담을 알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함.(모든 집안이 이런건 아닐테니 일반화는 하지 않겠음)
결국 친척들끼리 모인 자리에서도 같은 성별끼리 모여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단 말이지
그런 상황에서 여성들의 이런 경험을 남성이 몰랐다고 쉽게 비난할 수 있는 걸까?
여성들의 입장에서 '당연히' 알 것 같은 이야기도 남성들은 모르는 경우가 있음
반대도 마찬가지지
그런면에서 이 단편을 남성주의적 가치관을 전복시키고자 하는 여성의 메세지로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생각함
명백하고 노골적인 가부장적 가치관과 사회문화에 대해선 '여성의 투쟁'이 성립할 지 모르지만
어쩌면 남성마저 또다른 피해자인 이렇게 애매하고 조심스러운 문제조차 '닥치고 싸우자'식이라면
작품의 메세지가 정말 '그들만의 리그' 밖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p.s. 메세지와는 별개로 퀄리티 자체는 무난했던 것 같음. 그래도 이게 대상 감인지는 의문임
나쁘진 않았지만 잘 쓴 글이라는 생각도 안들었다
쓰다보니 새벽이라 보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네
내일 또 읽어봐야지 ㅂㅂ
젊작상 리뷰 많네 ㅋㅋ 난 안 볼거지만
4950원이면 속는셈치고 읽을만 한거 아니냐?
남편은 심지어 제사도 이해 못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제안한 당사자이기도 하잖아. 나는 처음에 그런 거 보고 남편이 생각보다 나쁜 건 아닌 것 같은데? 했다가 나쁜 놈 몰아가기 보고 당황함ㅋㅋㅋ
근데 나랑 같은 길을 걷네... 힘내...!
무지는 비판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비난의 대상은 못된다고 생각함 평론에서 남편을 무슨 여성의 적처럼 평가하길래 당황했다 ㅋㅋ
난 저 무지도 비판이 되기 힘들다고 보는 게, 아무도 안 숨겼는데 남편이 모른 게 아니고, 작정하고 다 숨긴 거잖아. 이미 속인다는 의도가 들어간 시점에서 무지에 대한 비판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음. '알리지 않는다' 정도면 모를까, 속였잖슴ㅋㅋㅋ
그렇긴 하지 사실 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남편의 각성이 아니라 주인공 같은 외부인의 개입이 필요했다고 생각함. 이게 문제라고 생각했으면 주인공은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을 조소할게 아니라 남편에게 사실을 알려주는게 맞지 않았을까? 주인공이 한 짓은 그냥 우월감 느끼기와 가부장제에 대한 의미없는 조롱밖에 안된다고 생각함.
주인공이 남편한테 말하고 터뜨리는게 맞다고 본다. 나도. 그리고 마지막에 자기 딸에게 무지를 선물하겠다고 하는 부분은 오싹한 얘긴데, 저걸 마치 새로운 여성상의 등장인 듯 추켜세우는 평론은 납득불가
잘 읽었어. 그래 남편한테 말도 안 해놓고 무지하다고 거진 빌런처럼 보는게 좀 그랬어 나도
2020말구 2011 읽자구 ㅠ.ㅠ
2020끝나면 생각해볼게 그건 훨씬 낫겠지
앗... 2020 다 읽으면 젊작 손절할듯 ㅋ.ㅋ 예전 꺼는 괜찮아요 진짜 ㅎㅎ
무지가 권력인 것은 맞음. 해맑은 것도 권력을 가진 사람의 무기임. 그런데 가족내 서사에 대해서는 여자들이 철저히 숨기고 있고, 반대로 볼 때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철저히 숨기는 이야기도 분명히 있음. 나는 다들 서로에게 적당히 무지하고 적당히 속이고 감추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무지나 정보의 편향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겪는 일임.
이런 소재조차 남성에 대한 여성의 투쟁으로 해석하는게 옳은 일일까... 결국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입장과 사연이 있을텐데
작품 자체보단 평론이 너무 극단주의적인 것 같이 느껴졌음
젊작상 평론 전체를 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꿈보다 해몽’인 듯. 해석이 과해.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은 거야말로 진짜 권력이지.
그건 니 생각이고
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