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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갤 와서 감상문은 처음으로 써보네. 가독성도 구리고 중언부언 투성이일테니 양해 부탁함...


근래 책 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ㄹㅇ 끔찍하게 오래 걸렸음

거의 2020년 들어가면서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최소한 3개월은 이 책만 붙잡고 있었네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그냥 내가 요새 머리가 둔해져서 바로바로 이해를 못하는 것도 있지만 변명하자면

책 구성 자체가 좀 토나옴


역사책을 쓰려다 현타가 온 로캉탱이란 프랑스인이 주인공인데 한 150페이지까지 얘가 하는게 권태가 심해서 하고 싶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거랑 아무것도 안하기는 싫다고 생각하는거랑 그래도 뭐라도 해야지 하고 산책하는게 다임. 무언가 모험같은 일을 바라는데 그런 것은 오지 않고, 자신은 모험 없는 삶을 마주하면서 '구토'와 권태를 느끼는데 똑같이 바뀌지 않는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처럼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고독을 느끼는데 이런 감정에 공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주인공이 지루하다 지루하다 거리니 나까지 존나 책이 지루하게 읽힘


후반에는 더 가관인게 결국 로캉탱은 자신이 역사책을 쓰려던 일이 과거의 인물에게 존재를 대신하면서 '나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고자 했던 것임을 깨달음. 여기까지는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할것까진 없는데 그 뒤가 문제임. 다른 인물들이랑 얘기할때를 빼고는 별에별 미사여구를 붙여가면서 로캉탱이 독백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상 오감도 이해하는게 더 쉬울거 같음. '어떤 아버지가 산책을 하다 바람결에 붉은 걸레가 자기에게로 날아오는 것을 볼 것이다. 그 걸레가 아주 가까운 데까지 왔을 때, 그는 그것이 기다가 뛰다가 하면서 질질 끌려오는, 먼지가 묻은 한 조각의 고기 덩어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같은 문장이 한 페이지에 열개씩 있음


그래도 간간히 좋은 비유라 생각하고 마음에 와닫는 문장도 많더라. '현재 뿐이다. 그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나 청년 시절 함께 여행을 다니던 안니라는 여자가 말하는 "나는 연명하고 있어요." 같은건 개인적으로 삶의 의미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거 같은 문장이라 생각함. 이것 말고도 존재에 대한 자각 없이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반복하는 부빌 시의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거짓됨에 대한 묘사도 읽으면서 확실히 사르트르가 이런 주제에 대해 깊고 통찰력 있게 생각했구나 하는 느낌이 바로 들었고


횡설수설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나쁜 책은 아님. 너무 이른 나이에 권태에 빠진 사람의 심리나 삶의 무의미함에 대한 실존주의적 성찰은 한번쯤 읽어보면 언제나 좋고, 재즈 음악을 들으며 로캉탱이 그 음악의 작곡가와 가수는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을지언정 인간으로서 가능한 한 존재의 무의미함에 맞섰다 생각하며 자기도 소설을 한번 써볼까 생각하는 결말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음. 실존주의의 모든 것을 담은 생각이기도 하고.


근데 굳이 카뮈를 놔두고 읽을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거 읽을 바엔 페스트 이방인이나 한번씩 더 읽자